[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씩씩한 사시 불합격생·절박했던 청년가장…캠코 뚫은 두 법학도

입력 2014-05-26 20:57   수정 2014-05-28 17:00

캠코 신입사원 김햇살·박인호

김햇살
사시공부 경험도 자산 삼아
입사 위해 뭐 준비했냐? 질문에 "체력 키우려 등산했다" 대답

박인호
갑작스러운 아버지 병환으로 '가족 지키자' 절박감에 취업준비
경제신문 읽으며 이슈 정리…'캠코 서포터즈 활동'도 도움



[ 공태윤 기자 ]
‘1997년 외환위기 때 부실채권 인수·정리로 외환위기 극복 앞장, 2003년 카드대란 때 맞춤형 채무조정으로 신용회복 지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유동성 위기 해운·건설업계 지원, 2013년 국민행복기금 통한 가계부채 해결사.’

국가적 위기 때마다 ‘경제 소방수’로 나서 불 끄는 역할을 자처한 금융공기업이 있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다. 캠코는 국·공유 재산관리, 금융회사 부실채권 인수정리, 금융 소외계층의 신용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2002년엔 공공자산의 온라인 처분 시스템인 ‘온비드’를 오픈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캠코가 원하는 인재상은 뭘까. 지난해 5개월 인턴을 거쳐 ‘캠코인’이 된 2명의 신입사원을 통해 ‘캠코가 찾는 인재’에 대해 들어봤다. 박인호 씨(26·충남대 법학)는 “국가자산을 관리하는 공기업 직원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햇살 씨(25·홍익대 법학)는 “캠코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컸다”며 “변화에 민감하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문제 해결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면접 때도 문제상황을 제시한 뒤 지원자라면 어떻게 행동하고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를 많이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국민 경제 행복 키우미’ 캠코가 정규직 전환형 인턴을 뽑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턴평가를 통해서만 신입직원을 뽑아온 캠코가 올해는 기존의 서류전형을 없애고, 스펙초월 전형으로 필기시험 대상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올 12월 본사 이전을 앞두고 ‘부산으로 간다는데 괜찮은지’를 묻자 김씨는 “다른 지방으로 가는 공기업 친구들에 비하면 저는 양반”이라며 웃었다.

쾌활하고 에너지 넘치는 캠코 신입사원들을 최근 서울 아셈타워 캠코 별관 26층 사랑방에서 만났다.

○신입사원으로 ‘이달의 캠코인’에 뽑혀

‘항상 벼랑 끝에서, 절박하게’. 박씨가 20대 초 가슴에 새긴 좌우명이다. 이런 좌우명을 갖게 된 것은 갑작스레 찾아온 아버지의 병환 때문이었다. 박씨는 “아버지 대신 어머니와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캠코에 입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범한 ‘국민행복기금’을 캠코에서 수행한다는 신문기사를 본 박씨는 캠코에서 벼랑 끝에 선 금융소외자를 돕는 일에 작은 역할을 하고 싶었다. (국민행복기금은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서민들이 경제 회생을 할 수 있도록 채무조정, 저금리 전환대출, 자활 프로그램 제공 등을 돕는 신용회복 지원 프로그램이다.)

그는 “캠코 입사를 원하는 취업준비생이라면 캠코의 문화, 비전, 사업이 어떤 것인지를 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올해부터 스펙초월 전형이 도입됐기에 경제신문을 읽으면서 주요 이슈에 대해 모범답안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2012년 처음 시작한 ‘캠코 희망 서포터즈’ 활동도 캠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현재 충북지역본부 국유재산관리팀에서 일하는 박씨는 국유재산 가운데 잡종지라 불리던 일반재산을 관리·처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충북 진천군과 청주시 서원구의 국유지 1000필지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정적인 근무’에 힘입어 이번 달에 캠코 임직원 1200여명이 뽑은 ‘이달의 캠코인’에 선정됐다. 신입사원이면서 지방근무자가 뽑히기는 이례적이다.

○씩씩함과 자신감으로 면접관 사로잡아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법학도였던 김씨는 사법고시를 공부하면서 좌우명 하나를 얻었다.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것은 ‘사시를 준비하면서 1년반 휴학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가’였어요. 항상 저의 답변은 ‘남들이 다른 스펙을 쌓을 동안 저는 법학지식을 쌓았어요. 무엇을 하든 그 경험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가 더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였습니다.”

그는 비록 사시에는 떨어졌지만, 이때 공부한 법지식이 면접 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랑할 스펙이 없었기에 오로지 자신감 하나로 면접장에 들어갔다”며 “인사도 씩씩하게 하고 고시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을 자신있게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입사를 위해 뭘 준비했느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입사 후 열심히 일하기 위해 등산을 통해 체력을 키웠다’고 답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함께 자리한 홍보실 김빛나리 씨는 “면접장에 라식수술로 선글라스를 끼고 온 동기가 있었다”며 “그 친구는 ‘입사 후 좋은 눈으로 열심히 일하고 싶어 라식수술을 했다’는 말로 면접관을 감동시켜 합격했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인 지원부에 근무하는 김씨는 인턴 시절 행복기금을 신청한 어느 6남매의 아버지가 주신 바나나우유를 평생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가족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께 원금 60% 감면 제도를 소개시켜 드렸더니 눈물을 글썽이시며 연신 감사를 표하시더라고요. 때로 지치고 피곤하더라도 그런 분들 덕에 다시 힘이 솟곤 합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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