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호범 기자 ]
조달청은 기업들이 연간 52조원에 달하는 공공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조달청은 올해 창업 초기기업, 신성장동력 기업, 해외 수출기업 등이 공공조달시장에 더 많이 참여하도록 40개 혁신 방안을 마련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들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문턱을 낮춘 공공조달 정책 사례를 소개한다.
자본금 1억원으로 지난해 9월 창업한 양미자 비엘룩스 대표(46)는 2개월 만에 조달청을 통해 수원시 가로등 유지·보수공사(6000만원)를 따냈다. 계약 규모는 작지만 창업한 지 두 달 만에 관급 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양 대표는 “조달청이 창업 초기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진입을 위해 다수공급자계약(MAS)을 할 때 적격성 평가와 납품 실적을 면제해줬다”며 “우리 같은 창업 초기기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달청은 창업 초기기업 18개사가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공공조달시장에서 468억원 규모의 관급 계약을 맺었다고 26일 발표했다. 조달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공조달시장의 문턱을 낮추면서 연간 52조원에 이르는 공공조달시장에 중소·벤처기업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조달청은 지난해부터 새싹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 전문가와 조달청 직원들이 조달기업 등록 등 맞춤식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조달청에 등록한 창업기업은 7884개로 전년의 7399개보다 6.6% 늘었다.
조달청은 올해 창업기업 인정 범위를 창업 뒤 2년에서 3년까지로 늘려 대상을 완화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창업기업 대상을 창업 후 5년까지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9월부터는 10억원 이상 설계에도 공모 방식을 적용해 건축설계 분야 청년 창업기업의 참여를 촉진하기로 했다. 민형종 조달청장은 “공공조달시장은 정부 구매가 담보돼 창업 초기기업에 안정적인 판로가 보장된다”며 “각종 심사시 적용되는 기준을 완화했다”고 말했다.
손상된 치아 신경을 복원해 주는 제품을 생산하는 마루치(대표 장성욱)는 전국 보건소에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조달청의 신성장 분야 지원기업 등록(보건의료)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달청은 신성장·서비스 제품에도 공공조달 거래를 확대하기로 했다. 조달청은 지난해 12%였던 신성장 분야 기업 비율을 현재 14.9%로 끌어올렸다. 올해 말까지 18%로 높일 방침이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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