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제조업' 인수전략 변화
[ 베이징=김태완 기자 ] 올 들어 중국 기업의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전략이 에너지·자원에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제조 및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7일 올해 1분기 중국의 대(對)유럽 투자액은 72억달러(약 7조4000억원)로 지난해 연간 투자액 55억달러를 이미 넘었다고 M&A 정보업체인 머저마켓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작년 2.2%에 불과했던 유럽 내 중국 투자 비중은 올해 1분기 11.6%로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유럽에 대한 투자금액 55억달러보다도 많은 것이다.
중국 기업은 유럽에서 주로 식품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국영곡물기업인 중량그룹이 네덜란드계 곡물회사 니데라의 지분 51%를 29억달러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 기업은 미국의 M&A시장에서도 큰손으로 등장했다. 미국 컨설팅 회사 로디엄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1분기 중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26건의 거래에 13억6000만달러를 투자, 분기 기준 최고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로디엄은 또 50억달러 규모의 정보기술(IT) 장비업체 M&A 두 건을 비롯해 80억달러 이상의 중국 기업 투자가 성사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투자 규모는 이미 2012년 미국의 대중 투자 규모를 추월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투자 규모는 140억달러가 넘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기업 해외투자의 주요 대상은 여전히 에너지와 자원이지만 최근 기술 미디어 통신 등의 분야가 각광받으면서 선진국 기업 인수가 활발해졌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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