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의 3% 수분 증발 땐 소변량 줄고 구토증세 나타나
땀 많이 흘리면 염분도 빠져…이온 음료 적절히 섭취해야
우리 몸에서 물은 체중의 60~70%(35~45L)를 차지한다. 물은 생리 작용과 체온 조절 기능을 하는데 이 중 20%를 잃으면 생명이 위험해진다. 신체 내부의 수분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운동을 하면 몸을 식히려고 땀으로 신체 내 물이 소비되지만 에너지원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화학작용으로 물이 생성되기도 한다. 1시간 동안 달리기를 하면 600g의 물이 만들어지는 게 대표적인 예다.
운동을 하면 5~8분마다 약 1도의 체온이 올라가는데 신체 심부 체온이 43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효소 단백질과 신경세포 등이 파괴돼 사망한다. 열을 제거하지 못하면 보통 강도의 운동을 15~30분만 해도 체온이 치명적으로 올라간다. 땀이 마르면서 날아가는 증발열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증발열은 인체의 열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완두콩 크기만한 땀 한 방울이 혈액 1L의 온도를 1도 낮춰준다.
물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체중의 1%에 해당하는 수분이 손실되면 갈증이 생긴다. 체중의 3~4%에 이르는 수분이 손실되면 소변량이 줄고 입안이 바짝 타며 구토, 불안정 증세 등이 나타난다. 5% 이상 손실되면 유산소 운동 능력이 20~30%가량 감소한다. 운동 중에 발한을 지속시키고 체온을 낮추기 위해 수분 보충이 필수적인 이유다.
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은 병사 한 명이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을 계산하려고 네바다사막에서 실험을 했다. 사막을 걷는 병사들 옆에 시원한 물을 제공하는 물차가 따라다니게 해 병사들이 마음껏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병사들은 그러나 자신들이 흘린 땀의 50% 정도 수분만 섭취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병사들이 흘린 땀의 양만큼 물과 염분을 강제로 섭취하게 한 뒤 사막을 걷게 했다. 두 가지 실험 결과를 비교해보니 흘린 땀의 양만큼 물을 마시게 한 경우가 체온, 심박수, 혈압 등이 높아지지 않고 덜 지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실험의 결론은 운동할 때는 마시고 싶은 양의 2배로 물을 마셔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등산 중에는 이만큼의 물을 지니고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신체에 무리가 없는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체중의 2% 정도다. 체중이 60㎏인 사람이 8시간 등산할 때 최소한으로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1.2L란 얘기다. 물은 적게 마시고 땀은 많이 흘리는 잘못된 방식으로 등산하면 산악 사고를 당하기 쉽다.
등산 애호가 중에는 성인병 등을 치료하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산에 오르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체중이 많이 나가는 데다 산에 오르는 것 자체를 힘겨워해 물을 충분히 휴대하지 않은 채 등산을 감행한다. 어떤 사람들은 땀을 많이 흘려야 운동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땀은 36.5도의 체온을 유지할 정도로만 흘리는 것이 좋다. 무조건 땀을 많이 흘렸다고 해서 운동효과가 높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같은 산을 올라갔을 때 땀을 많이 흘린 사람과 가급적 땀을 적게 흘린 사람을 비교하면 운동량은 동일하다.
물론 땀을 많이 흘리면 노폐물 배출이 잘되는 장점은 있다. 그런 목적 때문에 땀을 흠뻑 흘리고 싶다면 그만큼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물은 집에서부터 미리 많이 마셔두고 산에 오르면서도 물을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최대한 많이 마셔야 한다. 휴대하는 물도 여건이 허락되면 충분히 준비해 수시로 마셔야 한다. 계절이나 등산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한 1L 이상 마시는 게 좋다.
땀을 적게 흘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옷을 시원하게 입고 천천히 올라가면 된다. 햇빛이 안 드는 숲 속에서 착용한 모자, 불필요하게 착용한 스카프, 장갑, 선글라스 그리고 많이 껴입은 옷 등이 모두 몸을 뜨겁게 해 땀을 필요 이상 많이 흘리게 된다.
땀을 흘리면 염분도 같이 빠져나가는데 물을 마시면 신체 내부의 염분 농도가 더욱 흐려져 전해질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이때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쥐 등이 발생하고 심하면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이온음료를 마시거나 짭짤한 음식을 수시로 섭취해 염분도 함께 공급해줘야 한다.
원종민 < 코오롱등산학교 부장 겸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수</stro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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