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삶, 보험설계사] 하이카다이렉트 김태현 전화상담사 "생면부지여도 진심 담은 전화엔 응하죠"

입력 2014-05-28 07:03  

[ 박한신 기자 ] 김태현 하이카다이렉트 전화상담사는 ‘독종’으로 불린다. 고객에게 한마디라도 더 자세한 설명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즐기던 담배와 커피까지 끊었기 때문이다. 그의 독기 어린 노력은 순전히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직업 의식에서 나온 행동이다.

하이카다이렉트는 직접 고객을 찾아다니는 설계사 조직 없이 인터넷과 전화상담 등으로만 영업을 한다. 그러다보니 전화로 상품에 대한 설명을 전부 해야 하고, 고객들이 갖게 되는 궁금증도 해소해야 한다. “직접 얼굴을 마주대지 않는다고 조금이라도 소홀하거나 대강 설명하면 안 됩니다. 전화상담은 오히려 더 정확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전제돼야 나중에 고객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남성 전화상담사로서 자리를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전화상담원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보험업계 전체로 봤을 때 남성 전화상담사는 20% 정도에 불과하다. 얼굴을 보면서 고객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상냥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업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말투부터 억양까지 철저하게 고객 친화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다. 고객들이 듣기 편해야 오랜 상담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고객들의 냉대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영업이라는 게 원래 거절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활동 아닙니까. 거절과 냉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오히려 자신감과 당당함이 생깁니다.” 중저음의 투박한 말투지만 믿음이 가는 목소리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10년간 문구회사 구매팀에서 근무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문구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해졌다. 불혹을 앞두고 영업이라는 생소한 영역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사고와 지독한 노력으로 초기 두려움을 극복했다.

고객들의 거듭되는 거절과 거친 말들이 상처가 됐을 법도 하지만 “모든 게 공부고 경험”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자신을 다독였다고 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도 있었다.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접하기 위해 다른 전화상담사보다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했다. 일반적인 전화상담사의 하루평균 통화량은 180분 정도다. 김씨의 경우 하루평균 270분을 고객들과 통화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조급함을 없애고 경계심을 놓을 수 있도록 다가서는 게 중요합니다. 한 통의 전화로 고객과 인연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가 평생 함께 가야 할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말을 건네면 진심이 통하는 것 같습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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