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산 소총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은 1981년 조병창 민영화에 따라 대우정밀공업으로 이름을 바꾼 후에도 이어졌다. 이렇게 탄생한 개인화기가 1985년 양산을 시작한 K1과 K2 소총이다. 특히 우리 육군의 주력화기인 K2는 페루, 레바논, 나이지리아 등에 수출돼 해당국 군의 주력 소총으로 사용 중이다. 대우정밀은 2006년 S&T그룹에 인수된 뒤 2012년에는 회사이름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모든 변화의 중심이 되자’는 의미를 담아 S&T Motiv로 바뀌었다. S&T그룹은 최평규 회장의 기술보국의 창업철학에 걸맞은 이 회사에 지금까지 방위산업 신기술에만 120억원을 투자했다.
S&T모티브는 소구경 화기를 우리 군에 독점 공급하면서 40여년간 초정밀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K1A 기관단총, K2 소총, K2C 소총, K3 경기관총, K4 고속유탄기관총, K5 권총, K7 소음기관단총, K11 복합형소총, K12 기관총, K-14 저격용소총, 굴절형 화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S&T모티브가 185억원을 들여 개발, 2009년 양산을 시작한 K11 복합소총은 구경 5.56㎜ 총열과 20㎜ 총열로 이루어진 ‘이중총열구조’를 채택한 개인화기다. K11은 20㎜탄의 다양한 기능 덕분에 ‘미래형 화기’로도 불린다.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이용해 조준점을 잡으면 탄알이 날아가는 거리를 회전수로 환산해 목표 지점에서 공중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즉, 엄폐물 뒤에 숨어있는 표적을 공격할 수 없던 과거와는 달리 표적 위, 옆을 가리지 않고 포탄을 공중 폭발시켜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2013년 아프카니스탄에 파병된 오쉬노 부대에 실전배치됐다. 최근 중동국가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구매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T모티브는 2012년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에 장착되는 7.62㎜ K12 기관총을 순수독자기술로 개발해 공급했다. K12는 총열의 교체 및 분리가 용이해 헬기에 탑재해 쓰다가 지상 전투과정에 투입할수 있다. 개발과정에서 30만발 이상의 시험 사격을 해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고 향후 M60 기관총을 대체하는 우리 군의 지상용 화기로 사용될 전망이다.
S&T모티브가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 지난해 공급을 시작한 7.62㎜ K14 저격용 소총도 또 하나의 명품국산 무기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방위사업청에 첫 공급을 시작한 K14 저격용 소총은 대(對)테러용뿐만 아니라 현대전에서 필수적인 일발필살의 작전용 전투장비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시험평가에서 군 요구 성능(ROC)인 1MOA(100야드에서 거리에서 1인치 원 안에 탄착군을 형성) 조건을 뛰어넘어 0.5 MOA(100야드 거리에서 0.5인치 원 안에 탄착군 형성)를 기록해 합격점을 받았다.
S&T모티브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소형화기를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2007년 K3 기관총을 필리핀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멕시코, 과테말라 등에도 무기를 공급했다. 2012년에는 총기 선진국인 미국 시장에 권총을 공급하면서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알렸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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