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창의성을 위해서는 잉여로움이 필요하다.'</p> <p>게임 개발자의 축제 NDC 14의 마지막 날인 5월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넥슨 사옥에서 박지원 넥슨 대표, 정상원 신규개발총괄부사장, 이정헌 사업본부장 세 남자를 만났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넥슨다운 게임이 무엇인지, 돈슨이 아닌 넥슨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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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원 부사장은 '넥슨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희한한 게임을 만드는 것. 잘되는 장르를 발굴해 멋진 그림을 그리는 것은 오히려 약하다. 개성을 강화하기 위해 예전에는 '이런거 만들면 어때?'라며 의견이 반영되었다면, 이제는 '이런거 재밌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개발 프로세스에 넣었다'고 이야기했다.</p> <p>이정헌 본부장 역시 '넥슨은 언제나 생뚱맞은 시도를 했다. 최근에는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하지만 조직문화나 사람들의 마인드가 바뀌고 있다. '넥슨다운 것'은 이전엔 없었던 것, 색다른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p> <p>하지만 새로운 것,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안타깝게도 노력한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 순간 뿅 하고 튀어나온다. 그 '순간'을 잡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깨달아야한다. 따라서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임 개발자들에게는 필수적이지만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p> <p>정상원 부사장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아 이런 게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큐베이션 팀을 만들었다. 개발팀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고, 소위 말하는 '미친짓'을 할 수 있는 잉여로운 조직을 만들고 싶었다. 여기서 1~2주에 한번씩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새로운 게임의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창의적인 일을 위해서는 풀어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p> <p>이는 넥슨에서 게임이 나오지 않았던 이유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넥슨은 큰 회사인만큼 많은 내부 개발작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이렇다 할 게임이 나오지 않았다.</p> <p>정 부사장은 '넥슨을 나왔을 때, 객관적인 입장에서 개발팀의 신음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느낀 것이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압박보다, 라이브 개발에 초점을 맞춰 회사를 성장시키며 매출에 대한 압박을 이겨내는 방식을 선택한 것. 좋은 인력을 이쪽에 투입하고, 신규 개발에 대한 요구가 적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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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넥슨 내부에서도 이 이야기를 듣고 '권고사직을 돌려 말하는 게 아니냐'며 걱정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정상원 부사장은 '게임회사가 구조조정을 한다는 의미는, 개발자가 필요 없으니 정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은 개발자 정리가 아닌 미래의 투자다. 잉여를 인정하자는 마음이다.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말했다.</p> <p>박지원 대표 역시 '이는 실패를 어느정도까지 용인할 수 있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오랜 기간 개발을 했지만 성과가 좋지 않을 때 '너희들은 필요없어'라고 생각이 된다면 정리를 하는 것. 하지만 '다음에는 무슨 시도를 해볼까?'라는 생각을 한다면 결과는 달라진다. 상업적 성공은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독특하고 재밌다면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했다.</p> <p>흔히 게임의 성공은 하늘만이 알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정상원 부사장은 '게임을 만들 때 잘 될지, 안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성공하는 게임이 나올때까지 얼마나 노력하냐는 회사의 의지고, 철학이다. '우리는 게임 회사니, 게임을 만드는데 돈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될 때까지 한다면, 과정이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얼마나 절실하냐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은 상당히 절실하다'고 말했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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