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훈 / 이미아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29일 오후 4시14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조만간 칼리드 알 팔리 아람코 총재를 만나 에쓰오일 지분 매각 협상을 매듭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장을 맡고 있는 조 회장은 29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군기술협력 박람회장에서 기자와 만나 “아람코 총재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나 (에쓰오일 지분 매각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무자는 숫자(가격)로 싸우지만 기본적으로 우리(한진그룹)와 아람코 간 사이가 좋다”며 협상 타결을 낙관했다. 조 회장은 내달 초 국제민간항공운송협회(IATA) 참석을 위해 카타르 도하 등 중동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확보한 한진그룹은 작년 12월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계획안을 발표하며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28.41%를 약 2조2000억원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곧바로 한진은 1대주주인 아람코와 지분 매각 협상에 착수했다.
하지만 다섯 달째 뚜렷한 진전 없이 겉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의 실적 악화로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다. 정유업황 부진으로 에쓰오일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5851억원, 작년 2896억원, 지난 1분기 253억원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자구계획안을 발표한 작년 12월19일 이 회사 주가는 7만2400원이었는데 5월29일 종가는 5만5700원으로 23% 떨어졌다. 한진그룹 보유 지분의 가치도 1조816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아람코는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까지 고려해 가격을 상당히 깎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조바심을 가지면 협상에 진다”며 “조금 급해도 싸울 것은 싸우고, 논리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정 가격에 대한 담판을 짓기만 하면 매각 대금 수령과 유상증자 등은 금세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한진해운과 한진칼에 대한 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한진해운은 바닥을 쳤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면 살아날 수 있고, 한진칼은 굉장히 좋아지고 있어서 올해 흑자가 날 것”이라고 답했다.
김대훈/이미아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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