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50여명 이끄는 고졸 '알바생' 비법은 … 맥도날드 입사하려면

입력 2014-05-30 15:52  

"맥도날드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적극적인 태도와 열린 마음입니다. 여성, 고졸 출신이란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불이익을 당한 적은 없습니다."

김영아 씨(30)는 맥도날드 관훈점 직원 50여명을 이끌고 있는 어엿한 점장이다. 10년 전 친한 언니의 권유로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시간제 크루)로 일을 시작해 2010년에 정규직 점장으로 진급했다. 점장을 목표로 일을 시작했던 아르바이트 학생이 이제는 후배 직원들의 '롤모델'이 됐다.

김 점장은 "학력·성별·나이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능력과 태도만으로 평가하는 인사 방침이 마음에 들었다"며 "이제는 여러 매장을 관리하는 관리 점장이나 본사 근무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에서 근무하는 정직원 둘 중 하나는 김 점장과 비슷한 사례다. 본사 직원을 포함한 매장 매니저 등 정직원의 약 64%가 매장 아르바이트 근무부터 시작했다. 맥도날드의 글로벌 최고경영인(CEO) 3명도 마찬가지다.

29일 맥도날드 명동점에는 '제2의 김 점장'을 목표로 삼고 있는 구직자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입사 면접을 치렀다. 이날 한국 맥도날드는 전국 350여개 매장에서 '전국 채용의 날' 행사를 열고 1500여명을 신규 채용했다.

지난해 채용 행사를 통해 시간제 크루로 입사한 오민정 씨(28)는 1년 만에 정직원(매니저)이 됐다. 오 매니저는 "나이가 어리거나 많은 여러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이라며 "돌발 상황이 많은 매장 근무라도 활기찬 분위기 때문에 힘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환희 이태원점 크루 트레이너(25)는 한국 대표 맥도날드 홍보대사다. 캐나다에서 9년간 살다가 군 문제로 귀국, 의무를 모두 마치고 맥도날드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 크루 트레이너는 "또래의 다른 친구들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 게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언젠가 글로벌 맥도날드에서 근무하면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맥도날드 전국 채용 행사의 문을 두드린 지원자들도 김영아 점장, 오민정 매니저, 이환희 크루 트레이너 등 같이 나름의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다.

한 주부 지원자는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고 난 뒤 여유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맥도날드 채용의 날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며 "승진의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털어놨다.

맥도날드 측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맥도날드의 근무 환경을 알리고 차별 없는 채용 기회를 제공하자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채용 행사 외에 매장별로 상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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