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재테크] 층수 선정의 비밀

입력 2014-06-02 07:00   수정 2014-06-02 11:35

Money Plus - 풍수로 보는 재테크

강해연 < KNL디자인그룹 대표 >



‘어느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짓겠다고 첫 삽을 뜨면 최대한 빨리 그 나라의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와라.’ ‘마천루의 저주(skyscraper curse)’란 가설이 있다. 마천루 건설 프로젝트는 보통 돈이 넘치는 통화정책 완화 시기에 시작된다. 완공 시점에 경기 과열이 정점에 이른다. 버블 붕괴로 결국 경제 불황을 맞는다는 가설이다.

2006년 대한민국에는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 건설계획이 7건 발표됐다. 부동산 가격 거품이 절정일 때다. 현재 서울에서 건설 중인 곳은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 한 곳뿐이다. 마천루의 저주 가설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지인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 살겠다고 이사를 가려 한다면 최대한 빨리 가까운 병원 리스트를 뽑아 줘라.’ 마천루의 저주를 풍수에 접목하면 이처럼 풀이할 수 있겠다.

영희3년(534년) 150m 높이의 중국 영녕사 9층 목탑이 화마로 한 달간 불타올랐다. 이후 중국의 건축은 수직적인 단일 건축물의 공간 배치에서 수평적 복합 건축군으로 변화를 겪는다. 고개 들어 헤아리던 높이의 층(層)이 사람 눈높이의 켜켜이 중첩된 깊이의 층으로 거듭났다. 건축의 형상과 방위를 음양오행으로 풀어내는 풍수학 역시 수평적 공간 분석이론으로 발전하게 된다. 다시 말해 고층건물의 풍수 길흉 분석은 미진해지고 수(數)를 통한 상수학(象數學)적 접근이 발전한 것이다.

출생연도 기준으로 인구 수 1위인 1971년생 갑돌이가 고층아파트로 이사를 간다고 치자. 과연 몇 층이 좋을까. 상수학적으로 봤을 때 현재의 처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상승기운을 원한다면 9층이 좋다. 안정과 균형을 원한다면 1층을 권한다. 건물과 사람이 층을 통해 합(合)이 맞춰지면 거주자는 건물의 좋은 기운을 받고 내 기운을 빼앗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가족 구성원이 많은 경우에는 누구에 맞춰 층을 골라야 할까. 가부장적인 과거에는 가장을 중심으로 합을 맞추고 현재는 집안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을 중심으로 풀어낸다. 여권이 신장된 때문이다.

상수학에서 1971년생 갑돌이는 19층, 29층 등 9로 끝나는 모든 층이 이롭다. 그럼에도 가장 낮은 9층으로 한정시킨 것은 풍수지리의 지기(地氣)와 연관이 있다.

일본 도카이대학 의학부 오사카 후미오 교수의 ‘임산부의 주거층별 유산율 보고서’에 따르면 10층 이상에 거주하는 임산부의 유산율이 1~2층 임산부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높다. 거주기간이 길수록, 층이 높을수록 태아의 머리가 커지고 이상분만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생명활동에 부적합한 환경인 것이다.

한국 주상복합 주거시설의 모델이었던 파리 13구역의 초고층 빌딩군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부유층은 5층 이하 건물로 모두 떠나갔다. 그 자리를 이민자들이 채우면서 슬럼화됐다.

500만년 동안 인류가 높은 곳에서 살아온 역사가 없다. 자연은 스스로 그럴 때 가장 조화롭다. 거슬러 역행하는 욕망에 대한 일침이 마천루의 저주다.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강해연 < KNL디자인그룹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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