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삼킨 김범수, 새 단장 돌입하나…'검색 기술' 투자

입력 2014-06-02 15:21   수정 2014-06-03 15:37

[ 김효진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설립한 투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가 검색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 출범을 앞두고 포털의 핵심 영역인 '검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2일 케이큐브벤처스는 큐리온(Quryon)에 1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큐리온은 차세대 시맨틱 검색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시맨틱 검색 기술은 검색 키워드를 단순 노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문맥 의미를 추론하는 등 다차원적으로 비교·분석한다. 큐리온은 특정 서비스에 대한 고객 리뷰를 손 쉽게 검색하고, 서비스 특징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케이큐브벤처스는 김범수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2년 4월 설립된 후 인터넷, 모바일, 커머스, 게임 등 스타트업 25개사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왔다.

케이큐브벤처스가 투자한 서비스 중 일부는 '카카오톡' 내 '카카오앱' 영역에 노출, 이용자를 잡아두는(락인) 효과를 얻고 있다. 위시링크의 '카카오스타일', 두나무소프트의 '증권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이번 큐리온에 대한 투자는 '다음카카오'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가 인수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올해 초부터 검색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은 이날 검색 질의에 바로 원하는 답을 제시하는 즉답 검색서비스인 '바로 이거'를 오픈했다. 예를 들어 '사람 갈비뼈 수'란 검색어를 입력하면 '12쌍, 24개'라는 정답을 바로 내놓는다.

다음은 모바일 검색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고고 검색' 서비스도 시작했다. 모바일 다음 앱 또는 웹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할인권이나 상품 교환권, 포인트, 마일리지 등을 제공하는 리워드(보상) 프로그램이다.

케이큐브벤처스는 최근 '케이큐브 R&D 투자트랙'을 신설하고, 기술 기반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정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 아닌 원천기술을 개발한 회사에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케이큐브벤처스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규모는 1억~10억원 선으로, 카카오톡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 경향이 있다"며 "케이큐브 R&D 투자트랙을 통해서는 다음카카오에 필요한 기술력을 갖춘 회사에 투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케이큐브벤처스 측은 선을 긋고 있다. 케이큐브벤처스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검색기술에 예전부터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다음카카오와 연결된 투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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