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선거운동 마지막 날 침묵 유세 … “3無 선거 원칙 지키려 했다”

입력 2014-06-03 16:59   수정 2014-06-03 18:13


“작고 조용하고 네거티브 없는 선거. 이번 선거에서 그 원칙을 나름대로 지키려 했습니다. 감히 표를 달라고 할 염치가 없었습니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는 3일 오전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거리유세에 서 6·4지방선거 선거운동의 대장정을 마감하는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선거운동 시작 전 선언한 ‘3무(3無) 선거’를 지키고자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유세차, 세력 동원, 네거티브 등 3가지가 없는 '3무(3無) 선거' 를 다짐했다.

박 후보는 공식선거 운동 마지막 날까지 ‘조용한 선거’ 기조를 유지했다.

이날 박 후보는 오전 10시부터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입구 앞에서 박용모 새정치민주연합 송파구청장 후보 등과 함께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아무 말 없이 서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참사 49일째를 맞아 오전 10시부터 전국에서 침묵유세를 벌이기로 한 데 동참한 것이다. 이들은 여전히 16명의 실종자가 남아있다는 의미에서 16분간 침묵유세를 펼쳤다.

침묵유세 후에도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박 후보의 연설 후 시민들에게 박수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박 후보는 시민들과의 기념 촬영도 생략했다.

이날 유세 현장은 박 후보를 응원하는 시민들과 백화점 쇼핑객들이 몰리면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 중에는 박원순 후보가 손에 든 ‘잊지 않겠습니다’ 피켓을 들고 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박 후보는 유세 현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아직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유가족들을 잊어선 안 된다”며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그 분들의 고통과 외로움, 슬픔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세월호 침몰은 우리 모두의 침몰이다. 기본이 서 있었더라면 아이들을 바다 속에 잠재우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본을 바로 세울 것’을 주장했다. 이어 시민의 기본은 ‘투표’라고 강조하며 시민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채무는 줄이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서울 시장의 기본이라면 투표는 시민의 기본”이라며 “투표를 하지 않고선 정치와 행정을 욕할 자격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기본을 다함으로써 송파구와 서울을,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연설을 마치고 별다른 거리인사나 사진촬영 없이 자리를 떴다. 박 후보의 차분하고 조용한 유세에 시민들은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반응이었다.

송파구 삼전동 주민 정진희 씨(37)는 “침묵 유세 후 공약을 강조하거나 표심을 호소했다면 오히려 세월호 참사를 선거에 이용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 같다”며 “차분하한 분위기의 유세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엔 강남북을 잇따라 방문해 배낭 유세를 펼치고 자정까지 광화문 인근에서 시민들과 만난 후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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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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