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사람이 이렇게 많아요. 아침 일찍 투표하러 온 사람이 너무 많아 놀랐어요.”
4일 오전 7시 서울 영등포구 당산2동 당서초등학교에 마련된 제 4투표소에서 만난 정소윤 씨(33)는 이른 시간부터 북적이는 투표소 광경을 보고 놀랐다. 회사원인 정씨는 2박3일 일정의 여행 출발에 앞서 투표소에 들러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오전 당서초등학교는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정씨 같은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방선거와 현충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맞아 일찌감치 투표를 마치고 휴일을 즐기기 위해서다. 이틀 전부터 내리던 비도 그쳐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직장인 유영상 씨(26)는 “7명이나 뽑아야 했지만 포털사이트에 후보자별 공약이 잘 정리돼 있어 투표하기 편했다” 며 “주위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 모두 투표에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유씨는 투표소 입구에서 ‘투표 인증샷’을 찍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아내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조영범 씨(37)는 “휴일인 만큼 아침 일찍 투표를 해놓고 남은 시간에 개인적인 일을 볼 예정” 이라며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 당연히 해야 되는 것이니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씨 부부는 이번 선거엔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사람들이 투표를 더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전투표’가 젊은 층의 투표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30대 유권자는 “사전투표 때부터 주위 사람들 입에서 ‘선거’ 이야기가 많이 오르내렸다. 화제가 된 만큼 투표율이 높게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30~31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선 전체 투표율이 11.49%로 높게 나왔다. 20대 투표율(15.97%)이 가장 높았다. 정치권에선 높은 사전투표율과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이번 지방선거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른 아침 편안한 차림으로 가족들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별다른 일정이 없어도 일찍 투표를 마치고 휴일을 보낸다는 계획이 많았다.
딸의 손을 잡고 투표소에 들어선 김미순 씨(50)는 “매번 투표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번 투표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되지 않겠냐”고 밝혔다.
올해 처음 투표권을 받은 김씨의 딸(20)은 첫 투표에 대한 소감을 ‘설렌다’고 표현했다.
당산동에서 10년 넘게 산 주민 김씨(67)는 “늘 아침 일찍 투표했는데 오늘은 특히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투표소 분위기를 전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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