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분류기 고장도 잇따라
[ 이준혁 기자 ] 4일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는 사상 유례 없는 개표 지연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투표는 오후 6시 정각에 끝났지만 이날 밤 12시가 돼서도 전국 주요 지역의 당선자 윤곽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개표가 늦게 진행됐다. 밤 12시를 기준으로 개표율은 서울 11%를 비롯해 △경기 12.5% △인천 12.4% △강원 34.4% △부산 23% △대구 37.6% △광주 27% △전남 36.4% △전북 21.8% △경북 37.3% △경남 20.4% △대전 18.8% △울산 32.6% △세종 8.4% △충북 25.2% △충남 28.7% 등이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밤 12시 기준 17개 시·도지사 선거의 평균 개표율은 27%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6월2일 치러진 제5회 지방선거의 동시간 개표율에 비해 평균 20~30% 정도 늦은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5월30~31일 치러진 사전투표 용지가 해당 선관위에 보관돼 있다가 모든 투표가 끝난 이날 6시 이후 일제히 전국 252개 개표소로 이동하면서 종전 지방선거 때보다 개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로 인해 개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등 전국 주요 개표소에서는 투표지 분류기 고장도 잇따랐다. 서울 동대문구체육관에 마련된 동대문구 개표소에서는 오후 8시부터 구의원 투표지 분류기가 ‘삐’ 소리를 내며 멈추는 현상이 일어났다. 선관위 직원들이 몇 차례 투입구 덮개를 열어 내부를 살펴봤지만 이 같은 현상은 수차례 반복됐다. 체육관 2층에서 개표를 지켜보던 관람인들은 오류가 잇따르자 “분류기를 바꾸라”고 고함을 치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관위 직원들은 결국 30분가량 지난 뒤 문제의 분류기를 들어내고 다른 분류기를 투입했다. 이로 인해 개표가 1시간 이상 지연됐다.
경기상고에 차려진 서울 종로구 개표소에서도 오후 8시40분께 투표지 분류기가 고장나 개표가 30분 이상 중단됐다.
일부 개표소에서는 투표가 끝난 지 5시간이 넘도록 개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화성시 개표소인 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과 성남 분당구 개표소인 분당주택전시관에서는 이날 밤 11시 현재 개표율이 0%였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