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맞수 로펌] 법무법인 청률, 검찰총장·개업 1호 女판사…판검사 출신 '스타 변호사' 즐비

입력 2014-06-05 07:00  

'사람 중심의 법무법인' 추구
실적주의 대신 수익 공동 분배

장애인·외국인 등 약자 위한 공익 법인 설립 준비 중



[ 김태현 기자 ]
‘사람 중심의 법무법인(로펌), 신뢰와 협력.’ 부산의 법무법인 청률이 추구하는 철학이자 목표다.

청률은 17명의 파트너변호사와 4명의 소속 변호사, 1명의 고문변호사 등 총 22명이 뛰고 있다. 2001년 2월 문을 연 이곳은 경력을 갖춘 판검사가 주축이다. 지방로펌답지 않게 전관과 스타 변호사가 많은 이유다.

검찰총장 출신인 김도언 변호사가 고문을 맡고 있다. 부산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와 동부지원장을 거친 김문수 변호사와 부산고등법원·울산지방법원 판사 출신인 이동준 변호사가 대표변호사를 맡아 청률을 이끌고 있다.

지방 판사 중에서 변호사로 처음 변신해 ‘개업 1호 여판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석옥 변호사도 청률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부산지방법원 가정지원에서 이혼, 재산분할, 상속 등을 전담했던 김 변호사는 청률에서도 가사사건을 전담하고 있다.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김태창 변호사(건설·노동 분야)와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를 거친 이채문 변호사(회사·집행 분야)도 함께 일하고 있다.

청률은 송무 분야에 특히 강점을 갖고 있다. 실력 있는 법조인의 지속적인 영입으로 전문성을 갖춘 데다 변호사가 직접 사건을 처리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은 덕분이다.

수입 원칙으로 공동지분제를 채택하고 있는 점도 특이하다. 사건 수임 건수를 기준으로 이익 분배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인수합병(M&A) 분야 절대강자로 통하는 로펌 ‘왁텔’처럼 실적주의 대신 수익을 나누고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청률의 이런 문화 덕택에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법률상의 문제점을 조언해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로펌 비용으로 허상수, 최창용, 이채문 변호사를 해외로 유학 보내기도 했다. 이동준 대표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실력 있는 법조인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으며 사건 선임 여부에 관계없이 최적의 변호사가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펌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이 같은 기업문화 덕택에 ‘사건해결 1호’라는 영예가 줄줄이 따라붙었다.

기업회생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최창용 변호사는 최근 통합도산법 시행(2006년) 이후 부산의 첫 번째 사건을 처리했다. 서울에서만 시행되던 기업회생 분야 패스트트랙(회생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조기에 기업 재건을 돕는 제도)을 부산에도 최초로 적용해 달라는 주장을 펼쳐 9개월 이상 걸리던 기업회생 인가 절차를 5개월 만에 끝냈다.

이 회사는 법정관리 조기 졸업을 앞두고 있다.

장희석 변호사는 부산 바다 위에 만들어진 지번이 없는 건물을 등기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역시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환경침해와 건설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동준 변호사는 지율 스님의 단식농성으로 유명한 천성산 KTX 철로터널 관련 공사금지가처분 사건과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를 관통하는 명지대교 관련 공사금지 가처분사건 등을 처리했다.

허상수 변호사는 중국과 일본 관련 기업의 자문과 사건 처리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판사 시절 일본 와세다대를 다녔고, 청률의 안식년 기간 중국 베이징대에서 유학을 마쳐 양 국가의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방송에서 중국어로 법률 상담도 하고 있다.

청률이 올 들어 가장 신경을 쓰는 곳은 나눔 등 공익 분야다. 법률 무료 서비스는 물론 장애인과 외국인을 위한 공익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변호사는 “정의로운 법문화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남을 돕고 기부도 하자는 변호사들의 뜻이 모아져 공익법인 설립을 생각 중”이라며 “사회적 약자를 최우선적으로 돕는 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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