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숨은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이루어진 그룹 변화 속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은 일찌감치 주목받았지만 삼성SDI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뒤늦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제일모직과 합병 완료 후 그룹 계열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된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지분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 계열사 지분을 기반으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삼성SDI, 제일모직 합병 후 지분가치 재조명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오전 10시2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7000원(4.43%) 오른 16만5000원을 나타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내내 14만 원 후반과 15만 원 초반에서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종가 기준으로 16만 원을 넘은 건 지난 3월31일 하루를 제외하곤 한번도 없었다.
증권가가 삼성SDI에 집중하게 된 건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주총을 통과한 데 이어 삼성에버랜드가 전격 상장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SDI는 지난 1일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주총을 통과해 오는 7월 1일 합병법인 '삼성SDI'가 공식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틀 뒤인 지난 3일 삼성에버랜드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 차 상장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삼성SDI 자사주 4.6%, 제일모직 자사주 4.0%, 삼성카드의 제일모직 지분 4.7%를 총 6562억 원에 사들였다.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 계열사의 이같은 움직임이 삼성그룹 전체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3세 경영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 지분을 대량 보유하게 된 삼성SDI가 최대 수혜주로 부상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제일모직 합병 후 삼성SDI는 삼성물산(7.4%), 삼성엔지니어링(13.1%), 삼성정밀화학(14.7%), 에스원(11.0%), 삼성에버랜드(8.0%) 등 계열사 지분을 그룹 내 관계사 중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된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삼성전자, 물산, 에버랜드, SDS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의 가장 큰 수혜주"라며 "적극적인 비중확대 전략을 취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SDI가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을 바탕으로 홀딩스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후 삼성SDI 홀딩스는 같은 과정으로 인적분할한 삼성전자 홀딩스, 삼성물산 홀딩스와 합병할 것이란 전망. 3사간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 홀딩스는 삼성에버랜드와 합병합으로써 지주회사 전환이 완료될 것으로 김 연구원은 예상했다.
◆ 삼성전자에 자사주 매각…성장산업 투자재원 확보
한국투자증권도 삼성SDI가 보유한 계열사의 지분가치가 계속 높아져 SDI가 대폭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이승혁 연구원은 "현재 삼성SDI 보유 지분 가치는 4조7000억 원 가량으로 예상된다"며 "삼성SDI 시가총액이 7조2000억 원 수준인걸 감안하면 영업가치는 크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SDI가 보유한 계열사들의 가치가 지금까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형성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단순 투자자산에 불과했지만, 향후에는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유용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에 자사주를 매각함으로써 5000억 원 가량의 현금이 유입된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제일모직 합병 후 예상 보유 현금 1조7000억 원을 더하면 총 현금성 자산은 2조2000억 원에 달한다.
김병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로써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등 성장 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여력은 더욱 커졌다"며 "스마트폰 산업 성장 둔화로 실적 가시성이 낮아진 상황이지만, 합병 후 삼성SDI의 미래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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