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접전 인천·부산서 송영길·오거돈 꺾어
"친박계 체면 세웠다"
[ 은정진 기자 ]
6·4 지방선거에서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적을 거뒀다.
이번 선거에 나선 친박 후보들은 유정복, 서병수, 김관용, 박성효, 정진석 등 총 5명. 이 가운데 3선을 거둔 김관용 경북지사 당선자를 제외하고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와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 모두 초접전 지역에서 신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친박계 체면치레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정복 당선자는 선거 초반 이른바 ‘차출론’의 희생양이 되는 듯했다. 세월호 침몰 직전까지 안전행정부 장관을 맡았던 탓에 ‘세월호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당내에서도 인천을 ‘경합 열세’ 지역으로 분류하며 낙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유 당선자는 막판 당 차원의 ‘박근혜 마케팅’을 등에 업고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눌렀다.
오거돈 무소속 후보를 아슬아슬하게 이긴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도 대표적인 친박계 후보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이었지만 선거 기간 내내 오 후보와 팽팽한 접전을 벌였고 개표 과정에서도 접전을 이어가다 1.3%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그동안 새누리당 지방선거 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박계는 비주류에 밀렸다.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가 서상기 의원을 비롯한 친박 주류를 꺾은 게 대표적인 예다.
국회의장 선출에서도 비박계 정의화 의원이 뽑히는 등 당내에선 ‘친박 위기론’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표적인 친박계 후보들이 승리함으로써 ‘체면’은 세웠다는 평가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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