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브랜드 안 무섭다"…토종 여성복의 장수 비결

입력 2014-06-05 21:16  

(1) 정체성 바꾼 톰보이
(2) 로엠, 트렌드 주도
(3) 럭셔리해진 타임
(4) 오즈세컨, 해외로



[ 김선주 기자 ] 출시 20년이 넘는 토종 여성복 브랜드가 잇따라 부활하고 있다. 톰보이 타임(사진) 오즈세컨 로엠 등 국내 여성복 브랜드는 해외 제조·직매형 의류(SPA)들의 공세 속에서도 장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37년째를 맞은 톰보이는 브랜드 정체성을 통째로 바꿔 극적으로 살아났다. 1977년 섬유업체 성도섬유가 출시한 톰보이는 소년다운 경쾌함을 앞세운 티셔츠, 청바지로 유명했지만 2010년 부도 처리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2011년 톰보이를 인수한 뒤 디자인 인력을 보강해 도시적인 이미지로 탈바꿈시켰다. 톰보이 매출은 2012년 180억원에서 지난해 400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마니아층이 형성된 트렌치코트는 매 시즌 완판되며 매출 일등공신으로 자리잡았다.

현대백화점 계열 한섬의 타임은 1993년 브랜드가 만들어진 이후 고급화 전략을 고수, 21년간 장수하고 있다. 한섬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는 차별화된 디자인이 꼽힌다. 디자인 관련 기능을 디자인실, 디자인개발실, 컬러기획실, 소재기획실, 패션정보실, 아트기획실 등으로 세분화한 것이 주효했다.

SK네트웍스의 오즈세컨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살아남았다. 오즈세컨은 2011년 국내 여성복 최초로 미국 바니스뉴욕 백화점에 입점해 화제가 됐다. 제작·유통 방식을 다각화해 중국 대만 등 중화권에서는 국내와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는 오즈세컨리테일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는 현지 유행에 맞춘 디자인을 선보이는 오즈세컨홀세일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오즈세컨은 2008년 SK네트웍스에 인수되기 전 300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160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토종 여성복 브랜드로는 최초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본점에 동시에 입성했다.

이랜드그룹의 로엠은 SPA처럼 소비자의 반응을 발 빠르게 반영해 2주 안에 신상품을 내놓는 방식을 도입해 살아남았다. 가격대도 SPA급으로 낮췄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출시 직후부터 일관되게 ‘로맨틱’이란 콘셉트를 유지해 지난해 매출 1500억원을 넘어섰다”며 “구색 상품이었던 가방, 신발 등 잡화 제품을 확대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로엠 제품으로 치장할 수 있도록 한 전략도 롱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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