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극복 연구에 활용
[ 김태훈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활성산소 농도에 따라 세포를 증식 또는 사멸하게 만드는 핵심 분자스위치의 원리를 밝혀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KAIST 바이오뇌공학과 조광현 석좌 교수(사진) 연구팀이 활성산소와 세포 간 상호작용 원리를 규명했다”고 8일 발표했다.
활성산소는 세포의 성장을 돕기도 하고 세포 손상을 일으켜 노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사실상 세포의 운명을 결정한다. 활성산소는 농도에 따라 세포의 생사를 가른다. 농도가 낮으면 세포가 활발히 증식하지만 농도가 높으면 오히려 죽게 된다.
연구팀은 ‘MLK3’라는 단백질 인산화효소가 매개하는 ‘양성 피드백 회로’가 활성산소의 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인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활성산소 농도가 낮으면 세포 생존과 증식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분자인 ‘ERK’를 활성화하고 농도가 높으면 세포 스트레스 반응과 사멸 등을 좌우하는 신호전달 분자인 ‘JNK’를 활성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적절한 스트레스 환경에서는 ERK 단백질이 활성화돼 세포가 분열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반면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에선 JNK 단백질이 활성화돼 분열을 멈추고 세포가 죽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MLK3가 ERK와 JNK 경로 간 신호흐름의 균형을 조절하는 등 세포 생사를 가르는 분자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가 향후 활성산소로 인한 노화나 암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자매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Science Signaling)에 실렸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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