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업국 지정 실사' EU에 제재안 설명
[ 김우섭 기자 ]
정부가 불법원양어업을 하다가 적발된 국내 원양업체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높이기로 했다. 불법원양어업을 한 업체에 과징금을 물리는 대신 곧바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불법 사실이 세 번 이상 적발되면 면허를 취소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고위 관계자는 9일 “지난 1월 시행된 원양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로부터 ‘제재 수준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실제 과징금을 내고 또다시 불법어업을 하는 등 (개정안이) 미흡한 측면이 있어 제재를 강화하는 대책을 다시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불법원양어업을 한 업체에 ‘수산물 가액의 3배 이하 벌금이나 3년 이하 징역’, ‘어업정지 처분 대신 과징금 2억원’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새 대책에서는 불법어업을 한 업체가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낼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제도를 없애고, 곧바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불법어업 사실이 세 번 이상 적발된 업체의 면허를 완전히 박탈하는 삼진아웃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대한민국 국적자의 지분이 49% 미만인 합작 형태의 외국법인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지 않는 원양산업발전법 2조도 강화할 방침이다. 국적자 지분 비율을 낮춰 불법원양어업으로 이익을 보는 국내 실소유주를 찾아내 처벌한다는 것이다.
원양어업 업체가 수출 등의 공로로 훈장이나 포상을 받았을 경우 불법원양어업에 대한 처벌 수위를 낮춰주는 ‘감경 제도’를 없애는 방안도 추진한다. 원양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올 연말까지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는 불법어업국 지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이날부터 11일까지 한국을 방문한 EU 실사단에 이런 제재 강화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EU는 국내 원양업체가 남극해와 서부아프리카 연안 수역에서 제한량의 최대 네 배를 남획하거나 선박 식별 표시 의무 등을 위반하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한국을 예비 불법조업국가로 지정했다. EU는 이달 말 불법어업국 최종 지정 국가를 선정하고, 이를 오는 9월에 공식 발표한다.
한국이 불법조업국가로 최종 지정되면 EU로의 수산물 수출이 완전 금지된다. 한국은 지난해 1억달러어치 수산물을 EU에 수출했다. 국내 원양어선은 EU 소속 국가의 항구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세계 2위 원양대국인 한국이 바누아투, 가나, 퀴라소 등 후진국과 함께 불법어업국에 최종 지정되면 국가 신인도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동원그룹 관계자는 “규제 강화보다는 불법어업국으로 지정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정부 방침을 적극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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