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MSCI에 쏠린 '눈'…한국 '혹시나' 중국 '혹여나'

입력 2014-06-10 10:55   수정 2014-06-10 14:26

[ 권민경 기자 ]

"기대도 안하지만 혹시나"(한국)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만약에라도"(중국)


오는 11일(한국시간) 발표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마켓 리뷰(시장 분류 변경)를 앞두고 증권가의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MSCI는 이번 분류에서 한국의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와 중국(A주)의 신흥국지수 편입 여부를 각각 결정한다. 한국의 경우 편입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중국은 부분 편입을 배제할 수 없단 전망이 높다.

중국이 신흥국에 부분 또는 완전 편입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어 한국 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선진국 편입 가능성 희박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 시장 분류 상 신흥국에 소속된 한국이 선진국에 들어갈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경제규모나 유동성 측면에서는 선진국 요건을 충족하지만 외환거래 제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경직성 등이 걸림돌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1년에 한 차례씩 이루어지는 분류 변경에서 한국은 5년째 선진국 편입을 위한 예비 명단에 올라있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의 역외거래시장 부재,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의 변화 등 MSCI 측이 지속적으로 지적하는 문제들에 대해 여전히 변화가 없기 때문에 선진국 편입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2008년 1월 MSCI로부터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선진국 편입의 걸림돌인가'에 대한 검토 작업을 처음 제안받은 이후 신흥국 내에서 한국 증시 위상은 진일보했다"면서도 "선진국 편입을 둘러싸고 MSCI와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선진국에 편입되지 않는 편이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년간 선진국 대비 뒤쳐져 있었던 신흥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신흥국에 머물러 있는 것이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과거 이스라엘의 경우 선진국 지수 편입 이후 주가가 6.7% 하락했다. BNP파리바는 한국이 신흥국으로 남아있을 경우 더 많은 자금 유입이 있을 것이라 언급했다.

◆ 중국, 시총 5% 부분 편입 여부 화두

증권 전문가들은 한국의 선진국 편입보다 더 중요한 건 중국이 신흥국으로 분류되는지 여부라고 보고 있다.

MSCI는 올해 3월부터 중국 본토 증시, 즉 A주의 신흥국 부분 편입(전체 시가총액의 5%)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MSCI 중국 지수가 홍콩에서 거래되는 '하이-쉐어' '레드 칩' 중심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약점 보안을 위해 중국 본토에서 위안화로 거래되는 지수를 추가하자는 논리. 이에 대한 최종결정 역시 11일 마켓 리뷰와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강 연구원은 "만약 부분 편입이 결정되면 A주는 내년 6월부터 시가총액의 5%가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되게 된다"며 "이럴 경우 중국이 MSCI 신흥국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가량 증가하는 반면 한국 비중은 0.2%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만약 중국A 지수가 MSCI 신흥국지수에 완전 편입된다면 중국 비중은 현재 18.9%에서 27.7%까지 상승한다. 한국 비중은 15.9%에서 13.7%로 낮아진다.

강 연구원은 "MSCI 신흥국지수를 추적하는 자금 규모는 1조5000억 달러 수준"이라며 "중국의 지수 변경에 따른 한국 매도 수요는 9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 원 수준)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신흥국지수뿐 아니라 신흥 아시아 지수나 전세계 지수에도 같은 비중조절이 일어날 경우 실제 매도 수요는 1조 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

하지만 MSCI를 추종하는 자금을 정확히 계산하기 어려워 중국의 신흥국 편입에 따른 영향력역시 판단하기 힘들단 분석도 있다.

한 연구원은 "MSCI를 추종하는 자금 중 어느 정도가 신흥국지수를 따르는지도 불투명하다"며 "중국A주가 신흥국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국내 외국인 자금 이탈 스트레스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가하면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A주를 신흥국에 편입하자는 논의에 대해 기관 투자자들의 50%는 반대하고 있다"며 "A주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완전히 개방되기 전까지는 신흥국에 편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까지 있다"고 편입 가능성을 낮게 봤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중국 주식 투자는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외환관리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기관만이 투자할 수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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