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선 당분간 원화 강세 흐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에 1000원 선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나오고 있다.
가파른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는 내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반대로 글로벌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대표 수출기업의 실적 우려를 낳는다.
◆ 9일 원·달러 환율 1016.40…2008년 8월 이후 최저치
외환시장에서 9일 달러 대비 원화의 가격은 1016.40원을 기록, 2008년 8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올해 고점 대비로는 6.1% 떨어진 수준이다.
20일 외환시장에서도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1016원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1020원은 지난 5월부터 1개월 이상 버틴 지지선.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기술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책임연구원은 "전날 원·달러 환율은 또 하나의 지지선이던 1020원마저 하향 돌파됐다"면서 "이로써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1000원 역시 그 지점에 다다랐을 때 깨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원화 강세' 가파른 이유는 무엇일까
가파른 원화 강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풍부한 달러'가 지목됐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한국거래소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강세는 국내 달러화 공급 요인 때문"이라며 "실물(무역수지/경상수지 흑자), 포트폴리오(채권+주식) 모두 달러화 공급 우위는 원화 강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경상수지가 799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이후 올해도 650억 달러 이상 흑자 달성이 예상되고 있고, 채권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말부터는 주식시장으로도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
우리투자증권 이지형 연구원도 "5월까지 무역수지가 예상보다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매도 가능한 달러 물량이 풍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따른 유로화 하락은 제한적이었던 반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수급과 센티먼트 모두 원화 강세에 우호적"이라고 덧붙였다.
◆ 달러당 1000원 깨질까…"정부 개입 방어로 저지될 듯"
당분간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전문가들도 달러당 1000원 하향 돌파 가능성은 상당하 낮다고 내다봤다.
오동석 책임연구원은 "원화가 더 강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원화 강세는 지속적인 경상 수지 흑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그리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완화가 모두 영향을 미친 결과인데 이 세 가지 중 하나에서라도 변화가 생긴다면 원·달러 환율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올해 남은 6개월 동안 이러한 세 조건이 그대로 유지될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며 "적어도 올해 말에는 내년 Fed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형 연구원도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로 원·달러 환율의 하방 경직성이 강해지면서 달러당 1000원 하향 돌파는 저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노중 팀장은 "원화는 국제 결제통화가 아니고 한국 경제는 대외경기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소규모 개방형 경제"라며 "1010원선으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1000원선 초반에서 정부의 환율 안정화 노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말 원·달러 환율 수준은 현재보다 높은 1050원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관측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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