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문화콘텐츠 쏟아진다

입력 2014-06-11 20:56   수정 2014-06-12 05:09

티켓 미리 팔아 공연제작비 사전 조달
'모션 웹툰' 개발, 해외시장에서 판매
K팝스타들 안무 동영상으로 제공도

콘텐츠진흥원, IT와 문화 접목한 새 수익모델 발굴
창작자 200명·창업초기기업 10곳에 현금·현물 지원



[ 유재혁 기자 ] 지난 2~3월 여수 대전 울산 등 전국 9개 도시의 카페에서 공연한 인디뮤지션 요조는 새로운 방식으로 공연 비용을 마련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연 표를 선판매, 제작비를 마련한 다음 공연이 확정되면 일반 공연 표를 팔아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요조는 먼저 3만8000원짜리 ‘부루다티켓’을 도시마다 20~25장 팔아 공연 비용을 마련했다. 그 다음에는 3만3000원짜리 ‘간다티켓’ 40~60장을 판매했다. 간다티켓이 매진된 경우 부루다티켓을 산 사람들에게 관람료를 전액 돌려주고 공짜로 보도록 했다. 초기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진 데 대한 인센티브다. 인디가수 십센치도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700명을 모아 공연했다.

이런 방식의 공연을 기획한 곳은 지난해 7월 설립된 문화벤처 부루다콘서트(대표 신동익)다. 신 대표는 “SNS를 통해 순제작비와 이익을 나눠 조달하는 방식으로 공연의 성사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부루다콘서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콘텐츠코리아랩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현금 3770만원과 서울 대학로에 있는 콘텐츠코리아랩센터에 사무공간(19㎡)을 지원받았다. 부루다콘서트는 올 연말까지 총 10개 공연을 열 계획이다.

일반 창작자들이 문화콘텐츠에 간단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보기술(IT) 발달로 지구촌이 통합되면서 누구든지 아이디어만 있으면 ‘강남스타일’ 못지 않은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콘텐츠코리아랩센터를 연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1년간 약 200명의 창작자와 부루다콘서트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선보인 10개 창업 초기 기업을 발굴해 현금과 현물을 지원했다. 박경자 한국콘텐츠진흥원 본부장은 “괜찮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사업화할 수 있도록 원스톱으로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콘텐츠퍼스트(대표 방선영)는 ‘모션 웹툰’이란 진화된 형태의 디지털만화 플랫폼 ‘태피툰’을 개발·운영 중이다. 태피툰은 국내 인기 웹툰의 다국어 번역본을 해외에 제공하면서 일부 장면에 움직임을 실어 실감 나게 전달한다. 가령 판타지 액션 로맨스물 ‘꼬리’에서는 요괴와 퇴마사가 싸우는 장면에서 캐릭터들이 움직여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콘텐츠퍼스트는 이달 말께 미국에서도 이 같은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라임덕’ 서비스를 제공하는 윈트리즈뮤직(대표 도희성)의 직원 수는 창업 3년 만에 15명으로 불어났다. 라임덕은 소상공인을 위해 ‘개방형 저작 음원’을 싸게 제공하는 서비스. 미국의 공개 음원 서비스 ‘자멘도’와 제휴해 70만곡 이상의 개방형 음원을 기존 서비스보다 최대 90%까지 싸게 제공한다. 국내 대형마트들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상업 음악을 사용하는 대가로 연간 20억~30억원씩 내는 것을 2억~3억원으로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최근 테크노마트 신도림점 등과 계약했다.

와즐엔터테인먼트(대표 김희종)는 K팝 스타의 안무를 팬들이 따라 연습할 수 있는 동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3만여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쉐어하우스(대표 배윤식)는 네티즌들이 보유한 다양한 노하우를 모아 24편의 영상콘텐츠로 제작했다. 다섯시삼십분(대표 정상화)이 개발한 모바일 종이접기 게임을 내려받은 건수도 1만3000여건에 이른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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