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게이머들이여 단결하라. 뭉치면 게임회사도 정부도 당신들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p> <p>한국에도 게임 관련 단체가 여럿 있다. 아케이드 게임 산업을 중심으로 한 한국컴퓨터게임산업 중앙회나, 게임개발사를 중심으로 하고 최근에 이름을 바꾼 K-IDEA가 있다. 그 외에도 개발자들의 단체는 KGC를 개최하는 한국게임개발자협회도 있고, 게임 개발자의 권익과 함께 활발하게 대외적으로 게임 관련 이슈에 대해 발언하는 게임개발자연대도 있다. 언급하지 않았지만, 업체를 중심으로 한 단체는 몇 개 더 있다. 모두들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뭉쳐서 자신들의 공격에 대해 방어하기 위한 조직들이다.</p> <p>하지만 여기 한 가지 빠진 것이 있다. 바로 게이머들의 단체이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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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meCulture.com |
한국에서 게이머의 위상은 그다지 높지 않다. 잘해야 '호갱님' 이야기를 들으며 DAU와 ARPU로 계산되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몇 백만 원씩 쓰는 유저는 해외에서는 '고래(Whale)'로 한국에서는 'VIP 유저' 등으로 대접받을 뿐이다.</p> <p>결과적으로 게이머의 목소리는 회사에게도, 정부에게도 그다지 관심사가 아니게 되었다. 덕분에 한국에는 게이머를 중심으로 한 게임 문화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게임사에서 주는 게임을 하거나, 혹은 하지 않거나 두 가지뿐이다.</p> <p>심지어 일부에서는 '하드코어 게이머가 이야기하는 것의 반대로 해야 성공한다'는 웃지 못할 격언까지 떠돈다.</p> <p>결국 한국에서는 게이머들의 게임 문화란 것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오직 또래문화만이 있을 뿐이다. 유행에 따라 옮겨가는 게임은 또래집단 사이에서는 의미 있고 깊은 유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되겠지만, 단지 거기서 끝난다. 더 깊이 있게,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논의까지 이어지지는 못한다.</p> <p>결국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게이머들은 셧다운제를, 게임중독법 등으로 치닫는 사회분위기에 휩쓸리며, 수익만을 노리는 일부 게임회사에게 쏟은 애정에 대해 배신당할 뿐이었다. 안타깝게도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p> <p>미국에는 ECA 라는 비디오 게이머들이 모인 단체가 있다. Entertainment Consumers Association. 줄여서 ECA는 초당파적인 비영리 민간단체이다. 이 단체는 비디오 게이머들의 이익과 방어를 위해 활동하는데, ECA 회원들에게 게임 할인이나 행사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게임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뉴스에 반대한다든가, 게임산업이나 문화에 해를 끼치는 법안을 반대하는 등 게이머의 이익에 직결되는 주제에 대해 성명을 내걸거나 로비를 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p> <p>뿐만 아니라 SOPA 법안에 반대하고, 망중립성을 지키는데 찬성하며, 게임에 대한 규제를 반대하는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신경 쓰며, 부모들에게 게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노력 역시 같이 진행하고 있다.</p> <p>그뿐만이 아니다. 게이머들이 게임회사로부터 게임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도록 하는 것 역시 신경 쓰고 있다. 가정용 게임기나 PC 게임을 중심으로 한 미국 쪽에서는 주로 DRM이나 최종 사용권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도록 협회차원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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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mePolitics.com |
나아가 GamePolitics.com 이나 GameCulture.com 같은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게임에 대한 문화나 정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GameJobs.com 같이 게임회사와 구직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또한 서비스하고 있다.</p> <p>한국에서도 이제 한 게임이 20년 가까이 서비스 되고 있을 정도로 게임산업의 역사가 깊어졌다. 이제 게이머가 직접 게임문화를 주도할 수 있는 단체가 나오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불평, 불만 가지고는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 한 사람의 목소리는 힘이 없지만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모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이머가 직접 만드는 한국 게임 문화의 흐름이 보고 싶다.</p> <p>한경닷컴 게임톡 오영욱 객원 기자 krucef@gmail.com</p> <p>
■오영욱은?
재믹스와 IBM-PC로 게임인생을 시작해서 지금은 게임프로그래머가 된 게임개발자다.</p> <p>연세대 화학공학과 01학번인 오영욱씨는 2006년 네오플에서 '던전 앤 파이터' 개발에 참여한 후 플래시게임에 매력을 느껴 웹게임 '아포칼립스'(플로우게임즈)를 개발하고, 소셜게임 '아크로폴리스'(플로우게임즈), 모바일 소셜게임 '포니타운'(바닐라브리즈)에서 개발에 참여했다. 지금은 NOVN에서 기술이사로 새로운 모바일 게임에 도전중이다.</p> <p>8년간 게임개발 외에 게임 기획서 '소셜 게임 디자인의 법칙'(비제이퍼블릭)을 공역했고, '한국 게임의 역사'(북코리아) 공저로 집필에 참여했다. '이후'라는 필명으로 Gamemook.com 에서 게임 개발자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운영 중이며, 게임개발자연대에서 이사로 활동중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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