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 '네 마녀' 눈치보기 나타날까…환율도 부담

입력 2014-06-12 07:31  

[ 권민경 기자 ] 12일 코스피지수는 올해 두 번째 선물·옵션 동시만기일(네 마녀의 날)을 맞아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달 만기 이후 늘어난 순차익잔고를 고려할 때 적지 않은 물량이 이날 주식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 자릿수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도 수출 업종 실적 부진 우려로 이어지며 코스피 상승 탄력을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 동시만기일·한은 금통위 예정…영향 얼마나

간밤 미국 증시는 세계은행의 비관적 경제전망 탓에 하락 마감했다. 상승 행진을 이어오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엿 새 만에 뒤로 밀렸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2.8%로 내려잡았다. 신흥국 전망치는 5.3%에서 4.8%로 크게 낮췄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자리잡고 있다. 동시만기일 매물 규모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월13일 올해 첫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때는 외국인이 장 막판 5000억 원 가까이 물량을 청산하며 코스피 발목을 잡았다.

증권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동시만기일은 지난 3월과 같은 물량 폭탄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서 20거래일 연속 매수 기조를 유지하며 우호적인 수급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은 비차익거래 기반의 매수 우위가 나타날 것"이라며 "비차익거래 경우 외국인이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어 수급 상황이 좋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도 "지난 만기 이후 유입된 차익 매수 물량은 이번 동시만기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매도물량이 크지 않고 외국인 비차익매수 가능성이 높아 만기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한은 금통위 경우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선제적 금리 변동 필요성이 낮아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 환율, 세자릿수 진입할까…수출주 실적 우려

1020원 선이 붕괴된 이후에도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이날 코스피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전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0.50원 내린 1016.50원에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올해 안에 세자릿수 대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가파른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들의 이익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글로벌 경기회복 모멘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가고 있어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 용어설명

'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 주식시장에서 지수선물과 지수옵션,개별 주식 선물과 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날이다. 3 · 6 · 9 · 12월 둘째 목요일에 발생한다. 이날은 주가가 막판에 요동칠 때가 많아 '마녀(파생상품)가 심술을 부린다'는 뜻으로 '네 마녀의 날'이라 부르기도 한다.

쿼드러플 위칭데이에는 파생상품과 관련해 숨어있던 현물 주식 매매가 정리매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예상하기 힘든 주가 움직임을 나타낸다. 예컨대 현.선물간 가격 차를 이용한 매수차익잔고나 매도차익잔고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예상치 못한 주가 급등락을 불러온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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