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싼 값에 미리 늘려놓은 자사주가 주가 상승 시 자금조달 창구로 쓰이는가 하면 자회사 합병 대가로 지급돼 합병 작업도 용이하게 돕고 있다.
장밋빛 경영 계획을 앞두고 관계회사가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 주가 상승 시 재무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경영권이 불안하면 우호지분으로도 변신한다.
건축용 거푸집 전문기업인 삼목에스폼은 지난해 7월말 자사주 36만3263주를 동일제강에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 자사주는 당시 1주당 5460원에 처분됐고, 처분 총액은 약 19억 원이었다.
자사주를 산 동일제강은 삼목에스폼 최대주주인 김준년 대표이사(지분 25.24%)의 특별관계자이고, 김 대표는 동일제강의 지분 10%(2013년 감사보고서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1년 전 주당 5460원에 팔린 자사주는 6월 현재 3만5000원(10일 종가 기준)으로 치솟았다. 6배 이상 주가수익률이다.
동일제강은 앞으로 자금이 필요하면 삼목에스폼의 주식을 장내 또는 장외에서 처분하거나 교환사채(EB) 발행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삼목에스폼의 최대주주 지분은 56.27%에 달한다.
정보기술(IT) 솔루션 제공업체인 더존비즈온의 경우 자사주를 합병 대가로 준 경우다.
더존비즈온은 이달 초 자사주 약 82만주를 100% 자회사 더존에스엔에스에 합병 대가로 지급했다.
더존비즈온은 "이번에 처분하는 더존비즈온의 자사주는 더존에스엔에스에 현물출자 형식으로 이전된다"면서 "더존에스엔에스는 이 주식을 피합병법인 더존정보보호시스템과 더존모바일의 주주에게 흡수합병하는 대가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사주는 더존비즈온이 2011년 9월에 확보해 놓은 것으로 당시 주가는 연중 최저 수준인 5400원까지 떨어지는 등 5000~7000원선을 오가고 있었다.
3년쯤 지나 합병 대가로 지급된 이 자사주의 처분가액은 그간 주가 상승 덕분에 취득 때보다 두 배 가량 오른 1만 원으로 책정됐다.
자사주 처분가격은 이사회의 결의일 전날 기준으로 과거 1개월 간 평균 종가, 1주일 간 평균 종가, 결의일 직전일 종가를 산술평균한 금액과 이사회 결의 직전일 종가 중 낮은 금액으로 산정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자사주 처분이 눈에 띈다.
삼성SDI는 지난 5일 자기주식 217만8399주를 1주당 15만8000원을 받고 삼성전자에 넘겼다. 처분 총액은 3441억 원.
제일모직도 같은날 자사주 207만여주를 삼성전자에 매각했다. 처분 총액 1430억여 원(1주당 6만9000원)이었다.
삼성SDI는 이달 초 "신사업 육성 등을 위한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각했다"라고 자사주 처분 이유를 밝혔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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