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퍼트롤]여의도 대표 '너구리길' 금연지정…증권맨들 '멘붕'

입력 2014-06-13 11:31  

[ 김다운 기자 ]
"여의도에서 담배 피우는 증권맨들은 점점 갈 곳이 없어지네요. 이젠 정말 금연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내달부터 여의도 증권가의 대표 '흡연대로'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인근 증권사에 근무하는 흡연 증권맨들은 비상이 걸렸다.

13일 영등포구 보건소에 따르면 오는 7월1일부터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여의도역까지의 국제금융로와 여의도역에서 여의나루역까지 의 국제금융로7길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영등포구 보건소는 지난 2월부터 지정고시에 들어가 홍보계도 기간을 거쳤으며 내달 1일부터는 단속요원을 배치해 위반하는 사람에게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할 계획이다.

해당 구역은 여의도에서 손 꼽히는 '흡연길'이다.

여의도역 앞의 교보증권과 금융감독원 옆의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증권타운길 인근의 한화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KTB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유화증권,SK증권 등의 증권사 본사가 다수 위치해 있는 구역이기 때문.

이들 증권사 건물이 대부분 금연빌딩으로 지정돼 있어 증권사 직원들은 흡연을 하러 건물 앞 대로변으로 나오는 일이 잦았다.

보건소 건강도시팀 관계자는 "국제금융로변 인도는 녹지대가 잘 조성돼 시민이 쾌적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흡연행위로 인해 민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자 그 동안 이곳을 애용하던 흡연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최근 인근 애연 증권맨들의 최대 화두는 '이제 어디에서 담배를 피울 것인가'다.

그나마 흡연실을 미리 설치한 신한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하고는 금연구역 인근 증권사 건물 대부분엔 마땅한 흡연실이 없다.

국민건강금진법에 흡연실을 별도로 둬야 한다는 강제조항도 없기 때문에 건물주에 요청하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대로변 말고 뒤편에서 흡연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대책방안은 없다"며 "임대로 있는 건물이라 관리회사에서 조치를 취해줄 것만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한화투자증권에서 신한금융투자로 이어지는 증권타운길로 흡연자들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그곳 역시 차차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을 갖고 있어 흡연자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구 보건소 관계자는 "증권타운길 역시 흡연에 따른 민원이 속출하는 곳"이라며 "점차 여의도 내 금연구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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