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를 타는가 싶더니 이라크발(發)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이라크 내 급진 세력 확장으로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외국인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여파로 코스피에서 20일 넘게 주식을 담아온 외국인들이 바구니를 비울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그러나 단기 조정이 일어날 순 있어도 이번 사태가 코스피 방향 자체를 바꿀 치명적 위험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고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도 튼튼한만큼 외국인 수급은 양호한 흐름을 이을 것이란 관측이다.
◆ 외국인, 22일만에 매도 전환…하락 부추겨
13일 코스피지수는 1시5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4.81포인트(1.23%) 떨어진 1986.84을 나타냈다.
이라크에서 긴장감이 고조돼 국제유가가 2% 넘게 급등하고 미국증시도 하락하자 코스피 역시 영향을 받았다.
외국인들은 22일 만에 매수에서 매도로 전환해 현재까지 1960억 원의 주식을 팔았다. 기관도 1174억 원 매도를 나타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라크가 산유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각국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클 것"이라며 "미국증시 하락폭이나 코스피 상황 등을 볼 때 중대한 위험은 아니지만 신경이 쓰이는 건 맞다"고 분석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정치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예단할 순 없다"면서도 "유가불안에 대한 부담이 크고 이라크 문제가 중동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까지 있어 시장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장기화될 것으로 보진 않지만 며칠 '지켜보자'는 심리는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6월 미 FOMC 회의 앞두고 경계감 높아질 듯
증권가에서는 이라크 사태로 인한 코스피 충격과 함께 다음 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이니만큼 이때까지 관망심리도 강하게 유입될 것이란 분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사태 뿐 아니라 전날 영국은행 총리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코스피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FOMC 우려까지 반영돼 코스피 낙폭이 컸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나올 지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사태가 전면적으로 확대될 경우 건설, 원전, 클린에너지 업체들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1991년 걸프전쟁으로 대내외 상황이 급변한 중동은 한국 건설업체에 지급불이행을 선언한 바 있다"며 "고유가가 끝난 이후 중동 혼란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날 태양광 업체 주가가 강세였던 것에서 볼 수 있듯 유가 급등에 따라 태양광 등 클린 에너지 업체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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