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세월호국조특위 위원장이 '벽걸이 달력' 들고 나타난 이유

입력 2014-06-13 19:26   수정 2014-06-18 16:27


(고재연 정치부 기자) 새누리당 소속 심재철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3일 국회 정론관에 ‘벽걸이 달력’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유가족의 의견을 존중해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는 7월4일에 실시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을 증명한다며 달력까지 들고 나타난 겁니다.

심 위원장은 1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가족들이 ‘6월30일부터 2주 동안 (기관보고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자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측 간사는 “사실이 아니다. 유가족대책위는 7월4일부터 기관보고를 할 것을 제안했으며 야당은 유가족의 의견을 존중할 생각이다”고 반박했습니다.

심 위원장은 13일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은 저와 얘기할 때 4일부터 하자는 제안을 한 적이 없다. 김 의원이 없는 말을 지어냈든지, 가족들이 지어냈든지 둘 중의 하나”라며 “김 의원이 그랬다면 가족들을 정치에 끌어들이려는 심산이며, 가족들이 그랬다면 신뢰관계가 심각하게 금가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금요일인 7월4일에 기관보고를 시작해 2주간 진행할 경우 7월14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7월17일 공식선거운동 기간과 겹친다는 이유도 들었습니다.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 시기를 두고 여야가 ‘진실게임’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유가족의 의중’을 내세우며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으니 한시라도 빨리 기관보고를 실시하자는 여당과 충분한 예비조사 기간이 없는 기관보고는 무의미하다며 기관보고를 최대한 늦추자는 야당은 2일 국조특위를 구성한 이래 12일간 대치하는 상황입니다.

어제는 보다 못한 세월호 피해자 가족 중재위원회가 국회를 찾아 심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간사를 만났지만 중재에 실패했습니다.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들은 6월30일과 7월4일 사이로 결정해 달라는 입장을 표명했을 뿐 6월30일과 7월4일 둘 중 하나를 ‘콕’ 집어 고집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야당은 여당이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를 최대한 일찍 시작해 ‘월드컵 기간에 묻어 가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여당은 야당이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를 최대한 선거 가까이 실시해 ‘세월호를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일 차로 의견을 좁히고도 누구하나 양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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