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전 위기에 21일간 사던 외국인 '팔자'
삼성전자 등 시총 상위株 하락
수주 25% 몰린 건설株 타격
원유값 오르자 정유株는 강세
[ 송형석 기자 ]
이라크가 내전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에 코스피지수가 1% 넘게 하락했다. 전날까지 21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등을 돌렸다. 한꺼번에 2551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던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라크 사태가 국내 증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 국제정세가 불안해지면 신흥국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악재가 될 것이란 시각이 있다. 반면 그동안 많이 샀던 외국인들이 이라크 내전을 계기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을 뿐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라크에 발목 잡힌 한국 증시
코스피지수는 13일 전날보다 20.80포인트(1.03%) 하락한 1990.85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매도 우위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내놓은 주식 매물은 3400억원어치에 달했다. 프로그램으로도 2409억원어치의 ‘팔자’ 주문이 쏟아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경기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3.26% 급락하며 136만원대로 떨어졌다. 현대차(-0.44%), 포스코(-1.54%), 한국전력(-2.96%) 등도 약세였다.
이라크 사태를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 사태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내전의 특성을 감안하면 중장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에서 내전이 발생하더라도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길게 갈 재료로 보이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건설주 울고, 정유주 웃고
전문가들은 이라크 사태의 최대 피해 업종으로 건설을 꼽고 있다. 올 들어 이뤄진 해외 건설 수주의 25% 안팎이 이라크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라크가 본격적인 내전 국면에 접어들면 국내 건설사들의 사업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대우건설은 전날보다 4.47% 떨어진 7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는 지난달 이라크 주바이르 유전 지역에서 5억4580만달러 규모의 원유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현대건설(-1.86%), 삼성물산(-2.85%), 대림산업(-2.45%)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정유주들은 강세였다. SK이노베이션(3.48%), 에쓰오일(1.62%) 등이 일제히 올랐다. 이라크 사태로 원유값이 오르면 정유업체들의 정제 이익도 함께 늘어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2.13달러 상승한 106.53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가격이 오를수록 이익이 줄어드는 항공 업종은 상황이 반대였다. 대한항공(-1.58%), 아시아나항공(-0.62%) 등은 약세를 보였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동에 안보문제가 발생했을 때마다 2~3개월가량 국제 유가가 올랐다”며 “일단은 배럴당 110달러 선을 예상하고 있지만 원유 생산시설 점거와 같은 상황이 생기면 배럴당 120달러까지 유가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재생 태양광 관련주들도 이라크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원유값이 오르면 태양광과 같은 대체 에너지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종 대장주인 OCI의 주가가 1.5% 상승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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