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산 갈치·베트남산 주꾸미…수입식품, 대형마트 판매 50% 육박

입력 2014-06-15 21:58   수정 2014-06-16 04:05

식탁 점령해 가는 수입식품…이마트, 수입 수산물 45%
올들어 과일도 40% 돌파…과자·맥주도 수입 급증

FTA로 가격 낮아지고 소비자 입맛도 변화



[ 유승호 기자 ]
수입 식품이 한국 소비자들의 식탁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산물과 과일은 물론 맥주 과자 등 국산보다 비싼 가공식품까지 수입 식품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수입 식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데다 소비자들의 입맛도 다양해지고 있어 수입 식품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마트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산물 매출을 원산지별로 집계한 결과 수입 수산물이 44.8%를 차지했다. 노르웨이산 연어, 미국산 랍스터, 베트남산 주꾸미 등이 인기를 끌며 수입 수산물 매출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는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수산물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등어 갈치 등은 국산, 연어 랍스터 등은 해외산으로 시장이 구분됐다. 그러나 최근엔 국산 일색이던 품목에서까지 국산과 수입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롯데마트에서는 갈치 매출 중 수입 갈치의 비중이 51.6%를 차지해 국산보다 높았다. 수입 수산물의 인기는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산물 수입량은 45만561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했다.

수입 과일 역시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마트 과일 매출의 41.3%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이마트 과일 매출에서 수입 과일의 비중은 2012년 36.7%에서 지난해 36.2%로 다소 낮아졌으나 올 들어 다시 높아져 40%를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농수산업 기반이 취약한 것이 수입 수산물과 과일이 득세하는 일차적인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집계한 한반도 연근해 어획량은 지난해 104만5000t으로 전년보다 4.3% 줄었다. 5년 전인 2008년에 비해서는 18.7% 감소했다.

과일 역시 망고 자몽 등 국내에서는 재배량이 많지 않은 품목이 인기를 끌면서 수입 상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한국이 미국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0%에 이르는 국가들과 FTA를 맺으면서 각종 농수산물을 보다 싼 값에 들여올 수 있게 됐다.

이용호 롯데마트 생선 상품기획자는 “국내 어획량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수산물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질 좋은 상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수입 지역과 경로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입맛 변화도 수입 식품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요인 중 하나다. 해외여행이나 유학 또는 다른 여러 경로로 외국 식품을 맛본 소비자들이 수입 식품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수입 맥주와 수입 과자 매출이 증가한 원인 중 하나로 입맛 변화를 꼽는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롯데마트 맥주 매출에서 수입 맥주는 26.7%를 차지했다. 롯데마트의 수입 맥주 점유율은 2011년 9.2%에서 2012년 10.8%, 2013년 16.3%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올 들어 국산 맥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한 반면 수입 맥주 매출은 34.6% 급증했다.

과자 부문에서도 수입 과자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롯데마트에서 국산 과자 매출은 6.8% 줄었지만 수입 과자 매출은 10.4% 늘었다. 이마트에서도 수입 과자 매출은 5.6% 증가해 국산 과자 매출이 4.9%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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