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후보, 국민적 검증 끝났다"

박지원 청문특위 위원장

'사퇴' 질문받은 文 후보자 "야당에 가서 물어보라"


[ 손성태 / 이호기 기자 ] “분명히 말씀드린다. 사퇴하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6일 출입기자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오전 문 후보자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집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로부터 “야당의 사퇴 요구가 거센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야당에 가서 물어보시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국민적 검증이 끝났다”며 “(내가) 직접 혹은 원내대표로 청문회를 지휘하면서 7명을 낙마시킨 ‘청문회 낙마 7관왕’인데, 문 후보자의 낙마 확률은 100%”라고 자신했다. 박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 초기까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김태호 총리 후보, 신재민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 김병화 대법관 후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 등의 낙마를 진두지휘해 ‘청문회 저격수’로 통한다.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문 후보자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야말로 국민적·역사적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성균관 유생들과 기독교 등 종교단체, 위안부 할머니들까지 반대하고 나서는데 청문회 결과는 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광온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문 후보자의 ‘야당에 물어봐라’는 발언에 대해 “대단히 도발적이고 안하무인의 자세”라며 “공직 후보자로서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의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당 지도부도 문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며 총공세를 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후보자의 역사관에 대해 일본 극우파는 환영 일색이지만 양식 있는 일본 시민을 비롯해 중국에서도 걱정을 한다”며 “역사상 이런 총리 후보자가 있었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손성태/이호기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