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는 지금 '브랜드 구조조정' 중

입력 2014-06-16 21:44   수정 2014-06-17 03:42

빕스·애슐리처럼 잘 되는 브랜드는 세분화…제시카키친 등 부진한 곳 철수


[ 강진규 기자 ]
외식업계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업체들이 ‘서브 브랜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신규 브랜드를 개발하기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기존 대표 브랜드의 이름을 약간만 바꿔 새 매장을 내는 방식이다. 한편으론 이익이 나지 않는 브랜드는 정리에 나서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달 29일 서브 브랜드 ‘빕스 다이너’(사진)를 선보였다. CJ푸드빌이 서울 마포구에 있던 빕스 홍대점을 리뉴얼하면서 서브 브랜드로 콘셉트를 바꿨다. 기존 매장에 비해 낮은 가격이 특징이다. 평일 점심 기준 1만5900원으로 종전(2만1600원)에 비해 26.3%나 싸다. 빕스는 새 매장을 연 후 보름간 고객 수가 리뉴얼 전에 비해 30%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빕스는 다이너 외에도 브런치 메뉴를 강화한 ‘빕스 브런치’를 지난달 선보였다.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인 ‘더 스테이크하우스 바이 빕스’는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빕스 관계자는 “빕스 브랜드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타깃 고객층의 특성에 맞게 세분화한 매장을 계속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의 애슐리는 지난해 하반기 대구 이월드83타워에 ‘83그릴바이애슐리’라는 고급 매장을 내놨다. 이월드83타워 내 78층에 입점한 이 매장은 6만~8만원 사이의 코스 메뉴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이다. 기존의 애슐리와는 콘셉트가 완전히 다르지만 애슐리의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기 위해 매장 이름에 애슐리를 넣었다.

애슐리는 2011년부터 상권에 따라 가장 값이 저렴한 ‘클래식’,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W’, 이보다 상위 단계의 ‘W+’ 등 세 종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 서면에 있는 쥬디스점은 영화 박물관으로, 광주 충장로의 엔씨 웨이브점과 서울 마포구의 홍대점은 음악을 주제로 꾸몄다.

또 부대찌개와 보쌈으로 유명한 놀부는 지난해 놀부족발을 새롭게 내놨고, 샤부샤부 전문점인 채선당은 샐러드바를 결합한 서브 브랜드 채선당플러스를 내놓은 후 최근 매장 수를 30개가량으로 늘렸다. 아모제푸드의 패밀리레스토랑 엘레나가든도 올해 안에 서브 브랜드를 내고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을 세운 상황이다.

한편 운영이 어려운 브랜드를 정리하는 외식업체들도 적잖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그룹은 지난달 말 제시카키친을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 고속터미널역의 제시카키친 1호점을 철수한 데 이어 브랜드 운영을 아예 접겠다는 것이다. 현재 제시카키친의 매장 수는 9곳이다. 개그맨 김준호 씨가 운영하는 코코엔터테인먼트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CJ푸드빌은 지난해 12월 씨푸드오션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올 2월 피셔스마켓을 정리했다. 로코커리는 서울 중구 쌍림동에 있는 CJ제일제당센터 지하 매장만 남은 상황이다. 썬앳푸드는 스파게티 전문점 스파게띠아를 매각했으며, 주력 브랜드인 매드포갈릭의 매각설도 계속 나오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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