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수업' '탈감정사회' '나는 왜 감정에…' 등 인기 대열
미디어 셀러 강세…'에드워드 툴레인…' 가장 많이 팔려
[ 서화동 기자 ]
철학자 강신주 씨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감정수업》(민음사)이 교보문고가 집계한 올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을 부제로 단 이 책에서 저자는 스피노자가 《에티카》에서 분류한 인간의 48가지 감정을 48권의 문학과 조언, 명화와 함께 살펴보면서 자아를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자기 감정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으로 제시한 《감정독재》(인물과사상사)는 정치·사회 분야 8위를 기록했다. 인간은 본래 감정의 지배를 받는 존재이지만, 속도가 생명인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변되는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결과로 과거보다 더욱 견고한 ‘감정 독재’ 체제 아래에서 살게 됐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힐링’ 지고 ‘감정’ 뜨고
3년 이상 힐링 에세이에 쏠렸던 독자들의 선호가 개인과 사회의 ‘감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교보문고는 17일 발표한 ‘상반기 도서 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 자료에서 “출판계를 주도했던 ‘힐링 코드’ 도서의 하락세가 뚜렷해진 대신 개인의 감정과 사회의 관계를 다룬 책들이 대중화되고 영역도 인문·정치·사회로 다양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법륜 스님의 《인생수업》,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의 스테디셀러는 여전히 종합 10위권을 유지했지만 상반기에 출간된 신간 중에서는 ‘힐링 도서’의 약진을 발견하기 어렵다. 분야별 판매 현황을 보면 힐링 도서들이 속한 시·에세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2%, 자기계발서는 21.1% 감소했다. 종합 100위권에 든 책 가운데 자기계발서는 지난해 21종에서 17종으로, 에세이는 20종에서 16종으로 줄었다.
대신 《감정수업》의 약진에 힘입어 ‘감정’을 다룬 책들의 출간이 잇따랐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지식과 정보에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대중산업사회에서 감정이 어떻게 무시되며 파괴적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보여주는 《탈감정사회》, 감정 때문에 사람을 잃고 일을 망쳐본 적이 있는 이들을 위한 감정조절 해법을 담은 《나는 왜 감정에 서툴까》《나의 패턴 스위칭 : 감정 생각 습관을 바꾸는 삶의 매뉴얼》등이 꼬리를 물고 나왔다.
○‘미디어 셀러’ 출판계 점령
SBS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해 화제를 모은 동화책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 올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집계됐다. 이 책은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과 《감정수업》을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 2009년 번역 출간됐다가 묻혔던 책이 드라마 덕분에 히트 상품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 책을 비롯해 종합 10위권에 포진한 책 가운데 무려 7권이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노출된 이른바 ‘미디어 셀러’였다. 2위, 3위는 물론 4위인 《미 비포 유》,《겨울왕국 무비 스토리북》(6위), 《1㎝+》(7위),《인생수업》(8위) 등은 드라마나 영화와 관련이 있거나 TV 프로그램이 발간 소식을 알린 책들이다.
교보문고는 “미디어 셀러에 힘입어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들던 20대 독자의 점유율도 상승했다”며 “다만 미디어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막강해지면 다양한 신간이 주목받을 기회를 빼앗겨 도서 유통시장의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어 출판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분야별로는 감소세를 보이던 유아, 역사·문화, 여행서적의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증권사를 대표하는 상위권 수익률의 합이 110%돌파!! 그 비결은?
[한경닷컴 스탁론] 최저금리 3.5% 대출기간 6개월 금리 이벤트!
[한경컨센서스]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를 한 곳에서 확인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