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형사 사건이 내용이 복잡해지고 수도 많아지면서 이 분야에 특화된 ‘법무법인 민(民)’이 주목받고 있다. 민은 소속 변호사가 31명인 작은 로펌이지만 굵직굵직한 금융 사건에 관여하면서 법률시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키코(KIKO·환율 변동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파생금융상품)’와 비슷하게 설계돼 ‘개인판 키코’로 불리는 ‘에쿼티 어큐뮬레이터’ 사건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를 대리해 승소한 사례는 유명하다. 이 밖에 언론에 보도된 상장 기업 주가 조작 사건이나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조세포탈 사건 등에도 다수 관여했다.
민유태 대표변호사(58)는 “젊고 유능한 변호사를 영입하는 데 중점을 두고 로펌을 운영한 게 성공의 비결”이라며 “1인당 매출이나 성장세 등 각종 지표가 다른 로펌의 평균을 크게 웃돈다”고 말했다. 민 대표가 전주지방검찰청장을 끝으로 변호사 개업을 해 이 로펌을 만든 것은 2010년이다. 처음에는 10명 남짓으로 시작했지만 중간에 법무법인 청담을 합병하는 등 성장을 거듭해 4년 만에 세 배가량 많은 변호사를 거느리게 됐다.
민의 ‘금융 파워’에는 과거 ‘관(官)’에 있을 때 금융사건을 다뤘던 소속 변호사들이 바탕이 되고 있다. 박성재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키코 불완전판매 사건, 주식워런트증권(ELW·개별 주식 또는 주가지수와 연계해 수익을 돌려주는 증권) 부당거래 사건 등을 수사했다. 용응규 변호사는 예금보험공사 특별조사단 조사국장을 지내며 금융계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다. 이 밖에 윤승희 변호사는 대형 회계법인에서 이사를 지냈고 성진욱 변호사는 한국거래소 기업공시 전문인 자격을 갖고 있다.
경찰 출신 변호사가 많은 것도 민의 특징이다. 고태관 박세희 조현석 변호사는 모두 경찰대를 나왔다. 민 대표는 “경찰 수사 단계부터 빠른 대응을 하는 데 유리하다”며 “실제로 이런 서비스를 경험한 의뢰인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경찰 출신 변호사는 국내 로펌에서 드문 편이다. 방송에 자주 출연하며 로펌의 ‘얼굴’ 역할을 하는 임윤선 변호사도 민의 자랑이다.
민 대표는 “의료와 특허, 부동산도 최근 강화하고 있는 부문 가운데 하나”라며 “모두 경제와 밀접한 분야인 만큼 금융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만히 앉아서 의뢰인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찾아가서 고민을 해결해주는 로펌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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