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낡은 무적함대'의 침몰…혁신 외면한 스페인 '집으로'

입력 2014-06-19 21:11   수정 2014-06-20 05:07

세대교체 없이 저물어가는 스타들 기용 '패착'
"영원한 승자는 없다"…기업 흥망성쇠 떠올려



[ 최만수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스페인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탈락했다. 세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3회 연속 우승(유로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의 금자탑을 쌓았던 무적함대가 불과 2년 만에 침몰한 것이다. 과거의 성공에 자만해 급변하는 세계 축구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스페인 축구의 극적인 몰락은 마치 최근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떠올리게 한다.

○반복된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

네덜란드와의 B조 조별리그 1차전(14일·한국시간)에서 1-5로 대패한 스페인은 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칠레에 0-2로 졌다. 스페인은 호주와 치르는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스페인은 2경기 만에 7골을 내주고 페널티킥으로 간신히 1득점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무적함대가 이렇게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이 다음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한 사례는 스페인이 처음은 아니다. 1950년 이탈리아, 1966년 브라질, 2002년 프랑스, 2010년 이탈리아에 이어 다섯 번째다. 최근 반세기 동안 디펜딩 챔피언이 우승한 사례도 없다. 2회 연속 정상을 밟은 것은 이탈리아(1934·1938년)와 브라질(1958·1962년) 두 나라뿐이다.

스페인의 탈락은 곧 ‘티키타카’ 축구의 몰락이다. 티키타카는 탁구공이 왔다갔다 한다는 뜻이다. 정교한 쇼트패스 위주로 볼 점유율을 높여 상대방에 공격할 틈을 주지 않고 체력을 고갈시키는 전략이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가 2000년대 중반 도입했고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던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도 이를 내세워 유로 2008에서 우승했다. 2008년 부임한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도 이를 계승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를 제패하며 스페인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티키타카 축구의 몰락

경쟁팀들은 그동안 티키타카 축구를 파쇄할 방법을 꾸준히 연구했다. 티키타카 몰락의 전조는 스페인 대표팀 선수단의 주축을 이루는 FC바르셀로나에서부터 나타났다. 2008~2009시즌 스페인 클럽 최초로 프리메라리가, 코파 델 레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우승해 트레블을 달성했던 FC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무관에 그쳤다.

스페인 대표팀도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힘과 체력을 내세운 압박에 티키타카는 고전하는 일이 잦아졌고 스페인 위기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스페인은 이미 많이 노출된 전술을 다시 들고 나왔다.

변화 없이 세대교체를 하지 않고 사비 에르난데스(34), 이케르 카시야스(33),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0) 등 저물어가는 선수들을 그대로 기용한 것도 패인으로 지적된다. 스페인은 네덜란드전에서 57%의 우세한 점유율을 차지하고도 4골 차로 대패했다. 노장들의 느린 발과 떨어진 체력이 상대방의 속공과 역습을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칠레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칠레는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공격수들을 내세워 스페인의 측면을 공략해 승리를 거뒀다. 스페인의 스포츠 일간지 아스는 이날 “6년간 스페인 축구는 아름다웠다”며 “끝은 끔찍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의 몰락은 마치 노키아와 소니의 몰락을 떠올리게 한다. 기업뿐 아니라 스포츠도 과거의 성공에 자만해 급변하는 세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최강자도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보여줬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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