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천국’으로 유명한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신작 ‘베스트 오퍼’에서 미술품 경매사인 버질은 이렇게 말한다. 예술이란 작가의 영혼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을 그대로 베낀 위작에는 작가의 영혼이 없다. 그러나 모사꾼도 한순간에는 그만의 붓질로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버질은 그 흔적을 찾아내 당대 최고의 미술품 감정사가 됐다. 그는 난생 처음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그의 친구 빌리는 말한다. “인간의 감정은 예술작품 같은 거야. 위조될 수 있는 거지. 원본과 비슷해 보이지만 위작일 수도 있다네.” 그렇다면 가짜 사랑에도 진심이 한순간 깃드는 것일까.
‘베스트 오퍼’는 세기의 경매사이자 당대 최고의 감정사 버질의 사랑과 거짓에 대한 이야기다. 도입부는 괴팍하고 안하무인인 버질이 독신으로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친구 빌리를 경매에 은밀하게 참가시켜 훌륭한 미술품을 싼값에 사 모으는 게 취미다. 어느 날 클레어라는 은둔의 여인이 전화를 걸어와 유산으로 물려받은 가구와 작품을 감정해 달라고 부탁한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약속을 번번이 어기는 클레어에게 버질은 불같이 화를 내지만,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점점 커진다.
버질과 클레어는 타인과 잘 소통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버질은 결벽증 환자여서 늘 장갑을 낀 채 물건을 만지거나 타인과 접촉한다. 광장공포증이 있는 클레어는 집 안에서만 10여년을 살아왔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짜 사랑이다. 마침내 버질은 클레어에게 옷을 선물하고 지퍼를 올려주면서 처음으로 장갑을 벗는다. 이는 버질이 클레어를 사랑하게 될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은 버질이 클레어 집에서 발견한 기계 부품을 전문가 로버트에게 맡겨 복원시키는 대목이다. 미남인 로버트는 여자들의 심리를 꿰뚫는 연애 전문가이기도 하다. 버질이 로버트의 조언을 얻으려고 클레어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관계가 얽혀든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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