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쌀 시장 개방 5년 유예

쌀 의무수입 물량 2.3배 확대
육류 관세인하 등 대가 커


[ 조진형 기자 ] 필리핀의 쌀 관세화 유예(쌀 시장 개방 유예)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필리핀은 두 달 전 쌀 의무수입물량을 2.3배 늘리는 안건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시했다가 부결됐지만 미국 등 주요 협상국에 육류 관세 인하 등 상당한 대가를 제시하고 가까스로 관세화를 5년간 유예 받았다.

WTO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상품무역이사회를 열고 필리핀이 요청한 쌀 관세화 의무 5년간 추가 면제(웨이버) 안건을 승인했다. 필리핀은 2011년 말 이후 이번까지 WTO에 면제 안건을 제안했다가 일곱 차례 만에 승인받았다.

필리핀이 관세화 추가 유예로 합의한 사항은 △35만t인 쌀 의무수입물량 2.3배 증량(2014~2017년 연간 80만t) △의무수입물량 관세율 35%로 5%포인트 인하 등이다. 대신 쌀 관세화 추가 유예를 반대했던 미국 호주 태국 등과 양자협의를 거듭한 끝에 쌀 이외 요구사항에 대해 양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 내용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칠면조 등 4개 육류에 대한 관세 인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결과에 따라 1995~2004년 10년간 쌀 관세화를 유예받았다. 이어 2004년 협상을 통해 쌀 관세화 유예를 7년간 더 연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한국도 올 연말 쌀 관세화 유예 종료가 예정된 상황에서 필리핀이 기존 제안보다 많은 대가를 지급한 끝에 관세화 유예를 연장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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