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야간매점'의 세 가지 성공비결 등

입력 2014-06-20 18:37  

‘야간매점’의 세 가지 성공비결

매주 금요일 자정,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야간매점’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오르곤 한다. ‘야간매점’은 목요일 KBS2에서 방영되는 ‘해피투게더’의 코너다. 출연한 게스트들이 큰 돈을 들이지 않는, 간단하면서도 기발한 요리를 소개한다. 2012년 6월 시작된 이 코너에서는 게스트의 사연이 담긴 음식을 직접 만들며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가장 반응이 좋은 메뉴는 매점의 정식메뉴, 일명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다. 총 4명의 게스트가 만든 요리를 MC들이 시식한 뒤, 패널들이 투표를 해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요리가 야간매점 메뉴등록 기회를 가진다. 해피투게더 방영 다음날에는 ‘야간매점’의 선정 메뉴와 관련된 기사만 수십 건씩 올라오며, 메뉴를 검색하면 네티즌들이 레시피를 따라 직접 조리해보고, 후기를 남긴 블로그 포스팅이 넘쳐난다. 시청률이 비교적 낮은 심야 시간대에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 속의 작은 코너 ‘야간매점’이 이렇게 이슈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코너 자체의 신선함이다. 연예인이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직접 요리하는 모습은 지금까지의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야간매점을 시청하고 있으면 엄마, 아빠, 때로는 자취생이 된 듯 레시피를 소개하며 요리하는 연예인의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질 정도다.

둘째, 메뉴의 다양성이다.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팥빙수와 핫케이크 가루를 이용한 계란빵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단한 간식부터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한 끼 식사로 충분한 밥, 라면 요리까지 야간매점 메뉴는 상당히 다양하다.

셋째, 따라 하기 쉬운 레시피다. 게스트는 먹다 남은 반찬, 라면, 식빵 등 흔한 식재료를 이용해 간단하면서도 색다른 음식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야간매점 메뉴에 오르는 음식 재료의 원가는 500원에서 3000원 안팎으로 저렴한 편이고, 조리 시간 또한 대체로 10분 이내로 ‘후다닥’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대부분이다.

반론도 만만찮다. 적지 않은 음식이 야간에 먹어서는 안될 정도로 인스턴트 음식이라는 지적이 많다. 칼로리나 건강을 무시한 자극적인 레시피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이 피해야 할 음식도 있고, 피부병이 있는 시청자들에게 해로운 재료도 자주 등장한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담긴 예능 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한국에서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 아시아 시장에 팔리는 시대에 개그콘서트 같은 예능 프로그램은 더욱 발전해야 한다.

야간매점에서 나온 음식만 따로 파는 전용음식점을 하나 열어볼까? 로열티를 내야 하는지가 궁금하다.

추유미 생글기자(경남외고 3년) chu_ym@nate.com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출 수는 없나?

최근 6·4 전국지방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요, 축제라고 했던가. 세월호 사건 등으로 슬프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참여하는 것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이번 선거는 교육감, 광역단체장 등 7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고 사전투표제가 처음 도입되었다. 사전투표제는 투표 당일에 시간이 없어 투표할 수 없는 사람들도 투표할 수 있게끔 투표의 기회를 보다 넓혀주는 제도다.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The ballet is stronger than the bullet)”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인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남긴 명언이다. 투표용지 한 장은 종이에 불과하지만 투표가 얼마나 중요하고, 또 투표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이처럼 잘 표현해 주는 말이 또 있을까.

그러나 한국에서는 선거권이 선거일 당일 만 19세 이상인 사람에게만 주어져 고 3이나 대학교 1학년과 같은 만 18세인 사람들은 이번 지방 선거 날에 투표를 할 수 없었다. 사실 선거권에 대한 제한은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다. 의회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로 손꼽히는 영국에서조차도 불과 100년 전에는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영국에서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1913년 6월4일, 런던의 더비(경마의 일종) 경주 도중 에밀리 와일딩 데이비슨이라는 여성 참정권 운동가가 트랙 안으로 뛰어들어 국왕 조지5세의 말에 치어 숨진 사건이었다.

한국에서도 선거권과 관련해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여야가 정치적인 이해득실 때문에 첨예하게 대립한 바 있고, 선거권 연령이 현재의 만 19세로 개정된 것도 2006년 지방선거부터 그나마 한 살 낮아진 것이라고 한다.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만 18세는 심신이 미성숙해 판단력이 부족하므로 선거권을 주지 않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한다.

하지만 판단력이 부족한 만 18세가 군대도 가고 공무원도 될 수 있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더욱이 전 세계 232개 국가 중 92.7%(215개 국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선거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한국의 18세 청소년들이 다른 나라 청소년들에 비해 정치적으로 미성숙하고 무능력하다는 판단은 이해하기 어렵다. 만 19세가 아닌 만 18세라서 선거권을 배제시키고 선거 과정에 어떤 목소리도 낼 수 없게 만드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형석 생글기자(대원외고 3년) pistachio333@naver.com

개방으로 강해진 한국영화, 또 다른 한류

며칠 전 미국 백인 친구로부터 한국 영화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아시아권 학생들에게 한류는 수년 전부터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다른 문화권 학생에게 한류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던 차에 이런 질문에 매우 놀랐다. 그 친구는 한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아저씨(미국 제목: The Man from Nowhere)를 보고 매우 감명받았다고 한다. 웹상을 둘러보면 이 친구처럼 생각보다 많은 미국인이 한국 영화 마니아를 자청하고 있다.

한국 영화가 이들의 관심을 하루 사이에 잡은 것은 아니다. 한국 영화는 근래 들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2000대 멀티 플렉스 체제를 한국에 도입하면서 대단위 관객 수용을 시작으로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의 ‘대박’ 영화들은 영화를 하나의 필수 대중문화로 자리 잡게 하였으며 그 후 한국 영화의 전성기는 시작되었다.

그 결과 2013년 기준 한국은 세계 8위 규모의 영화 시장을 가지게 되었으며 영화 관람객 2억명을 돌파,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시장만 팽창한 것뿐 아니라 최근 해외로도 매년 많은 영화를 수출해 한국 영화가 점차 세계 곳곳에 퍼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칸, 베를린, 베니스와 같은 세계적인 국제 영화제에서도 꾸준히 얼굴을 비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이 국제적으로도 높아져 가고 있다.

할리우드처럼 풍부한 자본력, 엄청난 기술력, 또는 일명 ‘월드스타’를 한국영화에서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한국 영화는 고유의 색다른 매력을 담고 있다. 배우 고유의 멋이 하나하나 살아있고 서정적으로 그려낸 한국 영화는 언제부터인가부터 자기복제를 하는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화려한 영화 속에서 돋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외국인들이 즐겨보는 대부분 한국 영화를 살펴보면 한국적인 해학 또는 ‘한’이 담긴 영화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 고유의 멋으로도 충분히 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화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는 말이 설득이 통하는 시점이다.

이처럼 세계인들에게 매력을 본격적으로 발산하고 있는 한국 영화가 K팝과 한국 드라마를 잇는 또 다른 한류 열풍을 일으킬지 지켜보고 응원을 보낼 때다.

한국 영화의 발전은 영화 시장 개방이 가져온 경쟁력 강화의 결과라는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국내 시장을 보호한답시고, 외국 영화와 경쟁하지 않았다면 한국 영화는 우물 안 개구리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가 무방비로 들어오면 다 망한다는 생각은 기우였을 뿐이다. 경쟁해야 자생력도 강해진다. 한국 영화의 성공은 그 증명이다.

김시현 생글기자(St.Lawrence고 2년) dudfkd3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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