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 철책 이남에 설치된 일반전초인 GOP는 적의 침투 징후를 조기에 식별해 주력부대에 경고하고 적의 공격시 제한된 방어작전을 수행하는 곳이다. 철책을 지키는 최전방 초소인 셈이다.
적진 코앞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주간·야간 경계근무에 투입되는 병력에는 실전에 대비해 K-2 소총 1정과 수류탄 1발, 실탄 75발이 기본적으로 지급된다.
GOP에서는 총기와 실탄을 거의 휴대하다시피 하면서 생활하기 때문에 GOP를 운영하는 부대는 인성검사 등을 통해 일정한 자격과 요건을 갖춘 병력을 엄선해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육군 병력이 감축되면서 GOP 소요 병력 대비 선발 자원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22일 전했다.
이 때문에 GOP에 투입돼서는 안 될 '관심병사'까지 선발되는 실정이다.
이번에 전우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도주한 임모 병장도 처음에는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으나 GOP 투입 직전 B급으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관심'으로 지정된 병사에 대해서는 GOP 근무를 배제해 왔으나 최근에는 병력 부족으로 A급 관심병사에 대해서만 GOP 근무를 제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심병사 GOP 근무 투입 문제를 비롯한 관심병사 관리제도 전반에 걸쳐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심병사는 A, B, C급으로 나뉘는데 A급은 특별관심 대상, B급은 중점 관리 대상, C급은 기본 관리대상이라고 한다.
전방부대의 한 관계자는 "GOP에서는 항상 실탄을 휴대해야 하는 근무 특성상 근무자격을 갖춘 병사를 선발해 투입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GOP 소요 병력에 대비해 선발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관심병사도 데려가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또 2년 전 북한군 병사가 22사단 철책으로 귀순한 일명 '노크 귀순' 사건, 최근 북한의 무인기 침투 등 일련의 사건과 북한의 잇단 대남 위협 등으로 인한 대북 경계강화로 GOP 근무 병력의 피로도가 한계치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통 GOP 병력은 교대 주기가 최소 7개월에서 최대 1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지에서 장기간 고립된 근무 환경에 노출되다 보면 마음과 몸이 지쳐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GOP 근무 주기가 7개월 이하이면 적응 및 인수인계하는 데 너무 짧다"면서 "8개월 교대 주기도 GOP를 운용하는 지휘관 처지에서 보면 병력을 운용하는 데 제약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피로도가 높아진 GOP 근무 병력에 대한 '힐링'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GOP 대대에 근무하는 병력에 대한 심리상담사가 극히 제한되어 있고 병사들이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운동기구 등이 갖춰진 병영생활관도 갖춰지지 않고 있다.
심리 상담체계와 현대화된 병영생활관은 예산문제로 전방의 연대급 부대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GOP 부대에 근무하는 장병들에게 좀 더 여유로운 근무여건이 정책적으로 필요하지만 어떤 사건만 터지면 근무 강도를 높인다"면서 "요즘에는 GOP 근무 아들을 둔 부모들도 지휘관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불만사항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GOP 근무 병력은 유격훈련 등을 따로 받지 않고 근무 및 일과 시간이 정확하게 보장되기 때문에 병장들의 근무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이번에 전역을 3개월 남겨둔 병장이 사고자여서 부대나 개인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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