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카레이싱을 즐기는 이유는 뭘까? 빠른 속도와 짜릿한 스릴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쿨해서가 아닐까 싶다. 미끈한 차, 거친 엔진 소리, 긴장감이 흐르는 주변의 공기, 그리고 여기에 시크한 표정으로 운전대를 잡은 멋진(?) 남자까지 있다면 더 이상의 쿨함은 있을 수 없다.</p> <p>6월 17일, 서울시 강남 삼성2동에 위치한 노리온소프트 근처 카페에서 정영석 대표를 만났다. 정 대표는 이제 카레이싱뿐만 아니라 '레이싱 게임도 쿨하게 진화해야 할 때'라며 '티티레이서(가제)'를 소개했다.</p> <p>
국민게임 '카트라이더'의 아버지라 불리는 정영석 대표와 함께 'TT레이서(이하 티티레이서)'에 대한 소개부터, 노리온소프트를 창업하게 된 계기, 그리고 직접 게임을 플레이 해 본 소감까지 '쿨하게' 이야기를 나눠보았다.</p> <p>■ '사람들이 스마트폰만 쥐고 있으니, 내가 바뀌기로 결심했다'</p> <p>정영석 대표는 게임업계에 94년도에 입문했다. 넥슨에는 1997년 입사해 '어둠의 전설' 그래픽 디자인을 맡고, '비트댄스'에서 처음으로 디렉터가 되었다. 그는 '첫 디렉터 데뷔작이었는데 쫄딱 망했다. 하지만 그 다음 작품으로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만났고, 기획팀장으로 일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래서 '카트라이더'에서 다시 디렉터로 복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p> <p>이후 '버블파이터'와 '배틀스타 리로드'까지 디렉터의 자리를 지켰(?)던 정 대표지만, 2012년 넥슨 퇴사를 결심한다. 이후 '온라인 놀이터'라는 의미의 노리온소프트를 창업한 정 대표는 '넥슨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편안한 마음으로 뛰어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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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배틀스타 리로드' 설명회 당시의 정영석 대표 |
</p> <p>창업은 2012년 말, 2013년 8월 법인으로 바꾸었다. 개발자는 총 8명으로 넥슨에서 함께 일하던 직원이 80% 이상이다. 그는 '처음 창업하는 사람의 경우, 여러 비용 문제 때문에 많이 힘들어한다. 하지만 우리는 비용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기 때문인지 몰라도 힘든 건 잘 몰랐다. 그런데 이제 힘들기 시작했다. 2년 정도 됐는데, 돈이 이렇게 빨리 사라질지 몰랐다. '티티레이서'가 이번에 성공해야한다'며 웃었다.</p> <p>모바일 게임을 만들어본 경력이 없는데, 힘들어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시대가 바뀌었다. 사람들은 '애니팡'이 뜬 이후, 컴퓨터 앞에 잘 앉지 않는다. 이전까지는 모바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으니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p> <p>'산에, 네가 안 오면 내가 가겠다'고 말한 마호메트처럼 정 대표는 PC온라인 시장에서 모바일 시장으로 성큼 넘어간 것. 마호메트의 과감한 움직임이 기적을 낳았듯, 정영석 대표의 '티티레이서'도 유저 앞으로 바짝 다가갔다.</p> <p>■ '유저들이 쿨한 모습으로 '티티레이서'를 플레이하길'</p> <p>'티티레이서'는 어떤 게임일까?</p> <p>게임 플레이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가장 먼저 골인 지점에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일반적 레이싱 게임의 룰과 동일하다. '카트라이더'처럼 중간중간 아이템이 놓여 있고, 이를 잘 먹고 잘 쓰는 사람이 최고다.</p> <p>유저는 양 손으로 휴대폰을 붙잡고, 오른손 엄지로 차선을 쓱쓱 변경하고, 왼손 엄지로는 아이템을 터치하면 된다. 두 엄지만 사용된다고 해서 TT레이서(Thumb Thumb 레이서)다. 물론 요즘 대세인 두 손가락 '따봉'의 의미도 있다. 하지만 TT가 우는 이모티콘과 비슷하기도 해서, 이름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p> <p>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커브길이 있으면 플레이하는 유저의 모습이 '쿨하지 못하다'는 것. 정 대표는 '게임을 만들 때, 플레이하는 사람을 상상해봤다. 그런데 커브길을 넣고는 도저히 멋진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다. 게다가 실제로 운전을 할 때도 스포츠카 핸들을 한 손으로 잡고 해안도로를 쫙 달리는 게 멋있지, 핸들을 바짝 잡고 북한산 커브길을 올라가는 모습은 멋지지 않다. 유저가 뻥 뚫린 길을 멋지게 달리는 모습으로 게임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p> <p>심지어 초급 레벨에서는 레이싱 게임에서 당연한 커브길도 없이 직선 도로를 내달린다. 왜 커브길을 만들지 않았냐고 묻자, '레이싱게임이라고 해서 반드시 커브가 있을 필요는 없다. PC에서는 키보드 입력을 통해 핸들링을 하는 것이 재미요소가 될 수 있지만, 작은 스마트폰 기기에서는 어렵다'고 이야기했다.</p> <p>그렇다고 해서 '티티레이서'에 운전하는 재미가 빠진 것은 아니다. 뒤에 나오는 맵에서는 코너가 나오기도 한다. 다만 원형 경기장을 넣지 않아, 쿨하게 달릴 수 있는 커브길이다.</p> <p>정 대표는 '현재 출시된 게임 중,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실시간 대전이면서 짧게 끝낼 수 있는 것이 없다. '모두의 마블'은 실시간 대전으로 즐길 수 있는 대표적 게임이지만, 시간이 너무 길다. '티티레이서'는 친구들과 함께 PC방에서 '카트라이더'를 하듯 즐길 수 있으면서, 순식간에 끝나는 게임이다. 그만큼 집중도도 높고 열도 잘 받는다(?)'고 설명했다.</p> <p>온라인 게임에서 멘탈을 다이아몬드처럼 단련한 기자는 인자하게 '한번 플레이해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고, 정 대표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테스트폰 3개를 순서대로 켰다. 차를 고르고, 스타트를 누르고 약 3분이 흘렀을까? 기자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은 '잠깐만요. 한 판 더해요'였다.</p> <p>약 세 판정도 했을 때, 기자는 '아.. 흰차(정영석 대표의 차) 진짜 너무해요. 왜 제 아이템만 다 드세요'라며 초면에 짜증을 내기도 했다. 물론 정 대표 역시 기자를 약올리며 '왜 자꾸 제 뒤쪽으로만 오세요!'라고 받아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열 잘 받는 게임인 것은 확실하게 인증했다.</p> <p>■ ''티티레이서'와 '카트라이더'는 완전 다르다.'</p> <p>딸기빙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딸기고, 삼겹살 김밥에서 가장 메인은 삼겹살이듯 레이싱 게임의 꽃은 자동차이다. '티티레이서'의 자동차는 밸런스, 파워, 디펜스, 스피드까지 네 가지다. 이름 그대로 밸런스는 기본으로 주어지는 차, 파워는 공격에 최적화된 차, 디펜스는 방어를 할 수 있는 차, 스피드는 속도가 빠른 차이다.</p> <p>정 대표는 '자동차 강화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돈을 쓰는 건 아깝지 않지만, 사달라고 떼쓰는 사람에게 쓰는 돈은 같은 금액이라도 아깝게 느껴지는 법이다. 자연스럽게 유저가 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여성과 아이들 유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브레이크와 엔진 등 어려운 내용은 다 뺐다. 그냥 단순하게 단계가 높을수록 좋은 차다. 따라서 렙업만이 살길이다'고 설명했다.</p> <p>실제로 5판정도 플레이해본 결과, 딱히 자동차의 사기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 파워를 선택했지만, 나머지 차가 모두 디펜스일 경우는 완전 땡인 경우도 있었다. 물론 혼자 스피드를 택했는데, 모두 디펜스를 타고 있으면 땡큐였다. 스피드를 타고 디펜스 앞에 있는 아이템을 뺏어먹는 전략도 쏠쏠했다.</p> <p>'카트라이더'에 이어 '티티레이서'까지 자동차 게임을 연이어 준비하는 정 대표에게 '혹시 레이싱 마니아'인지 묻자, 고개를 저었다. 그는 '레이싱이라는 장르는 왁자지껄하고, 재밌으면서도 승부가 딱 결정난다. 애매하지 않다. 게임에서 레이싱 장르는 매우 적합하다. 현실에서 과격하게 속도를 내고 싶은 욕망을 게임에 반영하고 싶었다. 아, 물론 실제로는 안전운전을 한다'고 이야기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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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의 '카트라이더' |
정 대표는 '레이싱 게임을 만든다고 하니 모두들 '카트라이더'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똑같겠지'라는 생각에 기대하는 반응이 크지는 않다. 그런 댓글들이 너무 좋다. '티티레이서'는 그런 사람들의 상상을 딱 깰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카트라이더'가 실시간 온라인 대전의 표준을 만들었다면 모바일에서는 '티티레이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p> <p>■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아빠가 되길'</p> <p>게임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팁을 묻자, 정 대표는 '분노는 나의 힘. 같이 할 때 훨씬 재밌다'고 전했다. 그는 '8살짜리 딸아이가 정말 잘한다. 5살 난 아들은 지면 억울함을 호소하며 울어버린다. 그래서 딸과 와이프가 주로 경쟁을 하는데, 매번 딸을 이기고는 '그것밖에 못하니'라며 놀린다. 그러다 어느날은 딸이 이기고는 엄마를 놀렸다. 한판만 더 하자는 엄마에게 '싫어! 난 안해'라며 1등 굳히기를 시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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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9월 넥슨데이 시구를 마치고 딸과 함께 기념사진 |
정영석 대표의 목표와 포부는 이런 가족들을 통해 생겨났다. 그는 ''카트라이더' 오픈 후 결혼을 해, 몇 년후 아이들이 큰 다음에야 토이저러스에 데려가 '이 게임 아빠가 만든 거야'라고 말해줄 수 있었다. 그 때 반응은 '우와 그래?'정도였다. 하지만 선생님에게 아이들이 '이 게임 우리 아빠가 만든거래요'라고 말하면 반응은 열정적이었다. 즉 나는 과거의 사람인 것이다'고 말했다.</p> <p>이어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이 게임 우리 아빠가 만든 거야'라고 말했을 때, 친구들이 '우와! 진짜? 멋지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다. 물론 개발을 하기 위해 회사를 나와 개발사를 차린 만큼, 티티레이서'를 시작으로 여러 게임을 만들고 싶다. 적어도 1년에 하나씩은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p> <p>마지막으로 정영석 대표에게 '티티레이서'는 어떤 게임일지 물었다. 그는 ''티티레이서는 꿀잼이 아닌 쿨잼이다. 이유는 직접 해보면 안다. 쿨한 재미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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