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보다 고가" vs "주가저평가돼 고가인수 아니다"
이 기사는 06월23일(10:5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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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처음으로 이사회를 소집해 인수여부를 논의한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되고도 이사회 승인을 얻지 못해 ING생명보험을 놓친 1년반 전의 악몽이 재현될 지 업계 4위 손보사를 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승인을 얻더라도 KB금융이 LIG손보 인수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자회사 편입 승인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번주 LIG손보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LIG손보 인수여부를 확정하는 공식 이사회라기보다는 매각자와 합의한 주식매매계약(SPA)의 세부사항을 보고받고 논의하는 자리로 알고 있다"며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는 26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최종 인수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사회에 LIG손보를 인수함으로써 얻는 시너지효과와 이에 합당한 최고 인수가격을 충분히 설명한 만큼 이사회 승인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KB금융은 LIG손보 지분 19.83%를 인수하는데 64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가에 90% 가량의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이다. 상장사의 지분 3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려면 LIG손보 지분 10%를 추가로 인수해야 하므로 전체적으로는 1조원 가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2012년말 KB금융 이사회가 ING생명 인수에 반대한 이유는 비싼 인수가격과 보험산업의 불확실성 두가지였다. 당시 ING생명 지분 100%의 인수가격은 2조2000억원이었다. 당초 2조6000억원 수준이던 가격을 장부가격인 2조2000억원까지 깎았지만 고가매각이란 이사회의 반발을 넘지 못했다.
보험권 관계자는 "업계 4위 LIG손보의 계리가치(보험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 대비 시가총액은 0.5배로 1배에 거래되는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절반 수준"이라며 "KB금융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LIG손보를 삼성화재와 같은 가치에 사들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막대한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 손보업의 특성 때문에 글로벌 금융사들은 물론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손보 계열사를 두고 있지 않은 점도 이사회를 설득해야 하는 부분이다. LIG손보 인수를 검토했던 신한금융지주도 리스크 관리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9명인 KB금융의 사외이사 가운데 이경재 의장 김영진 서울대 교수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이종천 숭실대 교수 고승의 숙명여대 교수 등 5명은 2012년말 당시에도 사외이사였다.
KB금융 측은 고가인수 논란에 대해 경쟁사에 비해 주가가 크게 저평가돼 있는 사실을 반영하지 않은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매각 발표전인 작년 11월18일 기준 LIG손보의 장부가 대비 주가배수는 0.93배로 1.18~1.24배인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보다 크게 낮았다"며 "KB금융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인수후보가 있었다는 점이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시대가 고착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줄어드는 생보사와 달리 손보사는 경기방어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KB금융 사업 부문 간의 변동성을 줄여줄 수 있는 점도 LIG손보를 인수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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