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세 영유아 많이 발생
청력상실 등 위험 높아
아이 행동 주의깊게 살펴야
백신으로 예방하는게 최선, 생후 2개월부터 접종 가능
[ 이준혁 기자 ]
더위가 빨리 찾아오면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여름철 감염질환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는 A형 간염, 세균성 이질 등 여름철 감염병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 덥고 습한 날씨가 되면 세균, 바이러스성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감염성 질환의 초기 증상은 대부분 고열, 두통, 설사 등을 보이기 때문에 초기에 감기로 오인하고 방치하기 쉽다.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감염질환 중 치명적인 질환도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이다.
감기로 오인, 48시간 내 사망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2011년 논산훈련소에서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에 걸린 훈련병에게 군의관이 감기로 오인, 타이레놀 두 알을 처방해 다음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고열, 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전문의들도 문진만으로는 진단이 쉽지 않다. 세균성 뇌수막염의 일종인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발병하면 바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감기로 오인해 방치했다가 치료가 가능한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지절단, 뇌 손상, 청력상실 등을 겪을 수 있다.
제때 치료하더라도 통계적으로 10명 중 1명은 사망한다. 현재 이 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층은 만 1세 무렵의 영유아로 알려졌다.
유럽질병예방 및 관리기관(European Center for Disease Prevention and Control)에 따르면 1세 미만 영아에서 수막구균 뇌수막염 감염 위험도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1세에서 4세 사이의 유아들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9월에 0세 영아가, 올 2월에는 1세 영아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의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영유아에게서 꾸준히 발병하고 있다. 손용규 GF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영유아기에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을 앓게 되면 회복하더라도 성장 불균형, 학습장애, 신경발달 결핍 등 심각한 만성신경계 후유증이 발생한다”며 “따라서 부모들이 이 질환에 대해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열 지속되면 빨리 병원 찾아야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감기 증상과 대개 비슷한 형태를 띤다. 대체로 38도 이상의 고열을 보이면서 시작한다.
또 두통이 흔히 나타나고,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과 비교할 때 그 강도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해열제를 먹여도 열이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통과 두통이 동반될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1세 이하의 영아는 말로 증상을 정확히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의 신체 언어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실제로 지난 2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은 1세 영아의 경우 감기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아이가 자꾸 머리를 만진다는 엄마의 말에 두통을 의심한 의료진이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을 진단한 사례가 있다.
생후 2개월부터 백신으로 예방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으로 조기진단 및 치료가 어렵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을 통한 사전 예방이 최선이다.
하지만 다른 세균성 뇌수막염 백신과 혼동해선 안 된다. 실제로 엄마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영유아기 필수예방접종인 Hib백신으로 모든 종류의 뇌수막염이 예방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엄마들 사이에서 뇌수막염 백신이라 불리는 Hib 백신은 세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인 B형 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Hib), 폐렴구균, 수막구균 가운데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만 예방하는 백신이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은 기존 만 2세부터 접종이 가능했지만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생후 2개월 이상 영아에서 접종이 가능하도록 승인했고, 최근 국내에서도 생후 2개월 영아부터 접종이 가능해졌다. 보통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은 생후 2·4·6·12개월 등 총 4회 접종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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