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계열사들 잇단 물의에 '곤혹'

입력 2014-06-24 09:44   수정 2014-06-24 10:06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의 여동생이 롯데마트 납품을 빌미로 중소기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챙겼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최근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이 납품비리로 수사를 받고 기소된데 이은 것이다.

24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유통사업자 김모(49)씨는 전날 이 부회장의 동생 이모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는 "작년 초 지인의 소개로 이씨를 만났는데, 이씨가 롯데마트 고위 임원을 통해 협력업체 등록을 시켜주겠다면서 중소형차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씨가 롯데마트 담당자를 만나면 나와의 관계를 '사돈'이라고 이야기하면 된다고 했다"고도 말했다.

김씨는 이에 따라 이씨에게 아반테 차량을 리스해주고 자동차 보험료 등을 대납했지만 지난해 롯데마트 상품기획자(MD)와의 만남에서는 성과를 보지 못했고 결국 파산지경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 측은 사기 의혹이 김씨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MD 심사에서 상품 경쟁력이 부족해서 탈락했던 것"이라며 "당시 이 부 회장은 물론 고위 임원 누구로부터도 김씨를 챙겨달라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들은 납품비리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서영민 부장검사)는 리베이트를 챙기거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롯데홈쇼핑 임직원 10명을 적발해 신헌(60) 전 롯데쇼핑 대표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전·현직 MD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신 전 대표는 2007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홈쇼핑 론칭과 백화점 입점 등 편의제공 명목으로 벤처업체와 카탈로그 제작업체 등 3곳으로부터 1억3천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08~2012년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이후 지난 4월까지는 롯데쇼핑 대표로 재직했다.

신 전 대표는 부하 직원들과 짜고 인테리어 공사비를 과다 지급해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 3억272만원을 횡령해 2억2599만원을 사적으로 쓴 혐의도 있다.

임직원들은 각자 업무분야에 맞는 뒷거래를 하며 횡포를 부렸다. MD에서 생활부문장·영업본부장으로 이어지는 영업 분야 간부들은 상품광고방송을 황금시간대에 넣어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적게는 1400만원에서 많게는 9억8410만원까지 뒷돈을 챙겼다. 총무팀장과 경영지원부문장 등 비영업분야 간부들은 '을'의 위치에 있는 회사 인테리어 공사업체를 동원해 회삿돈을 빼돌린 뒤 신 전 대표에게 상납했다.

또 신 전 대표는 유명 화가인 이왈종 화백이 그린 시가 2000만원짜리 '제주생활의 중도' 그림을, 전직 MD 정모(43)씨는 그랜저 승용차를 챙겼고 뇌물통장이나 주식정보 제공 등 다양한 형태로 대가를 받았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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