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보조금 오를까…KISDI '30만∼50만원'안 제시

입력 2014-06-24 19:04  

휴대전화 이용자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27만원인 단말기 보조금 상한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최고 50만원 정도까지 올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정진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정책그룹장은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단말기 보조금 상한 정책방안'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조금 산정 방안과 적용 방식을 발표했다.

이 토론회는 오는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4년째 27만원으로 묶여 있는 단말기 보조금 상한선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옴에 따라 이동통신 3사와 제조사, 유통사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정 그룹장은 토론회 발제자료에서 보조금 상한 산정 요소로 ▲ 이통사의 서비스 영업수익에서 유지원가를 뺀 금액의 가입자 평균인 '가입자 평균 예상이익' ▲ 이통사간 가입자 뺏기와 알뜰폰 점유율 증가 등 경쟁상황 ▲ 스마트폰 대체로 평균 출고가가 5년전의 2배에 달하는 단말기 판매 현황 등 3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입자 평균 예상이익을 기준으로 보조금을 재산정하면 현재 상한과 유사한 30만원 수준"이라며 "이 경우 요금·서비스 경쟁과 출고가 인하가 유도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현재 평균 보조금 수준인 40만∼50만원으로 정하면 이통사의 보조금 결정 자율성이 증가하고 불·편법 및 규제회피 유인 감소에 따른 이용자 피해가 해소될 것"이라며 "예상이익과 출고가 가중 평균 기준을 반영해 50만원 이상으로 놓으면 이용자 피해가 해소될 것이나 출고가가 부풀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조금 적용 방식을 정액으로 할 경우 상한에 따라 사업자의 자율적인 보조금 공시와 요금 경쟁이 유도될 것이나 고가 요금제의 가입자에 대한 역차별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정률로 할 시에는 고가 단말 구매자에 대한 단말기 부담이 완화될 수 있으나 저가 단말 구매자에 대한 보조금 혜택 범위는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어 마련된 토론에서는 이통사·제조사·유통협회 등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지만, 전반적으로 하향 또는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KT와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팬텍은 상한선을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SKT와 LG유플러스, LG전자는 보조금 유지 혹은 하향이라는 큰 틀 안에서 번호이동/신규와 기변 간이나 단말기 간, 요금제 간의 지원금 수준을 달리해 이용자 간의 형평성을 고려해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반면 삼성전자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상한선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정구 삼성전자 부장은 "27만원이라는 보조금은 스마트폰 보급 때문에 높아진 업체들의 수익을 반영하지 못하니 현실화해서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이용자 혜택의 증대에도 상한선 조정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도 김용규 한양대 교수,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신종원 YMCA 본부장 등이 보조금 상한선 조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장대호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출고가 등 시장 상황이 급속히 변하니 상한액 또한 자주 바꿔야 할 것"이라며 "고시로 하면 바꾸는데 2∼3개월씩 걸리니 최대치의 범위를 정하고 방통위에서 그 시기에 맞게 의결해 정해가는 것이 어떨지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청중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보조금과 약정을 다 없애면 이통사는 요금 경쟁을 할테니 요금이 줄 것이고, 휴대전화 값이 비싸지니 휴대전화 사용 기한이 늘어나고 중고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보조금 문제는 이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보다 더 타이트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내달 초에 보조금 상한선을 포함한 단통법 고시 내용을 정한 뒤 방통위 전체 회의 보고와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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