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상반기 고객감동 방송광고] SK텔레콤, '잘 생겼다'가 뭐지?…복잡한 LTE-A를 알리는 마법 '뜨는 CF'

입력 2014-06-25 07:00  

통합IT서비스 부문


[ 이승우 기자 ]
기술 상품을 홍보하는 방식은 늘 까다롭다. 정보기술(IT) 계열일수록 더 그렇다. 설명을 들어도 정확히 뭘 알리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설명 시간이 30초 내외인 방송CF라면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별다른 묘수가 나올 리 없다. 그럼 이런 때 CF를 제작하는 측에선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까.

이에 대해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물을 도출해낸 게 바로 올해부터 방송되기 시작한 SK텔레콤 LTE-A ‘잘생겼다’ CF 시리즈다. 무척이나 파격적인 구성인데 한마디로 줄이자면, 대체 SK텔레콤의 LTE-A가 뭔지 CF 내에선 전혀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존의 성공적 CF 구성요소에 비춰보자면 ‘말이 안 되는 CF’다. 그럼에도 이 CF는 올해 상반기 통합IT서비스 분야 최고 고객호감도를 보인 CF이자 가장 성공적인 CF로 꼽히고 있다. 어떻게 이런 효과와 평가가 나올 수 있었을까.

먼저 LTE-A가 어떤 의미인지부터 알아보자. LTE-A는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ong Term Evolution Advanced)의 약자며, 롱텀에볼루션의 본래 규격을 말한다. 이 롱텀에볼루션은 2009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표준 4세대(4G) 시스템 후보로 제출, 차세대 이동통신(IMT-어드밴스트)으로 승인돼 2011년 3월 3GPP(유럽과 일본의 주도로 결성된 표준화 단체)가 완성한 WCDMA(와이드밴드 부호분할 다중접속기술) 계열의 4세대 이동통신을 가리킨다.

자, 이제 LTE-A가 어떤 의미이고 어떤 상품을 가리키는지 퍼뜩 감이 오는가. 아마 해당 분야 전문지식을 갖춘 이들이 아니라면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대체 뭘 말하는 건지 갸우뚱하게 될 것이다. 기술 측면만 따로 뽑아 나열해도 마찬가지다. LTE-A는 주파수 집성기술, 패킷 전용 통신, 기지국 간 간섭제어, 콤프 등의 기술을 갖춘 것이라고들 하는데, 이 역시 그냥 명칭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고, 설명을 읽어도 어떤 의미인지 잘 다가오진 않는다. 알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4세대 이동통신’, 즉 ‘신기술’이라는 것.

이러면 결국 방송CF의 방향성도 하나밖에 남지 않게 된다. 30초 내에 저 기술상품을 설명할 재간은 누구라도 없다. 설명해봤자 결국 남게 되는 인상도 잘은 모르겠지만 하여튼 ‘신기술’이라는 것뿐이다. 그럼 단 한 가지 방향이 도출된다. 그냥 ‘CF 자체를 띄운다’는 것이다. CF 자체가 화제가 돼 LTE-A란 ‘신기술’ 단어가 SK텔레콤과 연결돼 널리 퍼지고, 여기서 더 궁금한 게 생긴 이들이라면 인터넷 등을 통해 LTE-A가 뭔지 더 찾아보도록 유도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SK텔레콤 LTE-A ‘잘생겼다’ 시리즈의 본편이자 핵심인 ‘춤추는 전지현’ 편은 소위 ‘그 자체로서 뜨는 CF’에 이르기 위해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전략을 다 동원했다. 먼저 전지현과 이정재라는 ‘특A급’ 스타모델을 기용했고, 스타모델 기용에 있어 가장 즉각적 효과를 낸다는 ‘직전 콘텐츠 이미지’를 CF에 적용시켰다. CF 속 전지현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선풍적 인기를 끈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 캐릭터를 연장시킨 것이다.

그리고 CF송 전략을 중심으로 내세웠다. 가사로도 등장하는 캐치프레이즈는 중의적 표현을 사용해 유행어로 거듭나기 쉬운 ‘잘생겼다’를 택했다. 전체적 CF 분위기는 전지현과 이정재가 춤추며 노래하는 코믹한 흐름이지만, 엽기적인 분위기를 줄여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그리고 이 모든 코드와 전략이 하나하나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졌다. CF송은 TV 예능프로그램을 비롯해 모든 미디어로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잘생겼다’는 한동안 일상생활에서도 숱하게 쓰이는 2014년 대표 유행어가 됐다. 예측했던 효과, 즉 ‘그 자체로서 뜨는 CF’를 완성시키면서 동시에 SK텔레콤 LTE-A라는, 좀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복잡한 기술상품을 얕지만 널리 알리는 데 성공했다.

엄밀히 말해 상품 그 자체를 설명하지 않는 CF는 언제나 도발적이고 위험천만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 시초이자 일대 파격으로 여겨졌던 SK텔레콤 TTL CF가 처음 선보인 게 1999년이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도 TTL CF는 여전히 일대 파격으로 여겨지고 있고, 이 같은 전략 역시 여전히 ‘모 아니면 도’라는 식 취급을 받고 있다. 의외로 리스크가 큰 발상이란 얘기다.

그런 점에서 SK텔레콤 LTE-A ‘잘생겼다’ 시리즈는 절대 ‘성공전략 덩어리’ 정도로 가벼이 볼 수 있는 시도가 아니다. 기획부터 실행까지 파격과 전형을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시켜 얻어낼 수 있는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냈다. 업계 내에서는 물론 일반 대중 차원에서도 절대 흔히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다. 해당 CF가 일종의 문화현상처럼 대중에 확산된 경우라면 더더욱 드문 일이다.

이문원 < 미디어워치 편집장/대중문화평론가 >

제작 스토리 모델의 춤·노래 ‘끼’ 발산…스태프도 놀라

이번 광고에는 지난해부터 SK텔레콤 모델로 활동 중인 이정재와 올 들어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 역할로 최고의 여배우란 입지를 굳히고 있는 전지현이 참여했다. SK텔레콤은 “두 배우 모두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어 광고 자체가 ‘대세’란 느낌을 줄 수 있다”며 “기존 이미지나 소비자가 예상할 수 있는 전형적인 캐릭터로 보여지지 않도록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둘은 인디밴드 ‘갈릭스’의 노래 ‘잘생겼잖아’를 편곡한 ‘잘생겼다 송(song)’을 통해 광고의 의미를 친근하게 전달하고 있다.

광고에서 이정재와 전지현은 노래와 춤을 동시에 선보였는데, 처음에 기획사 측에서 노래나 춤은 불가하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여 설득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자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에 스태프들이 놀라움과 고마움을 같이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데뷔 초부터 댄스로 유명했던 전지현은 ‘명불허전’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노래에 맞춰 리듬을 탔다. 목을 돌리는 ‘맷돌춤’이나 벽 잡고 춤추기, 머리 흩날리기 등 ‘망가지는’ 모습까지도 소화해냈다. 쑥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던 이정재도 전지현의 리드에 자연스러운 춤을 선보였다. 둘의 열연 덕분에 촬영 후반부에는 베테랑 가수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고. 두 모델이 사적으로도 친한 관계여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순조롭게 촬영을 마쳤다.

전지현은 ‘잘생겼다’ 슬로건 로고까지 캘리그래피(손으로 그린 그림문자) 스타일로 직접 만들어 단순히 광고 모델에 그치지 않고 SK텔레콤을 대표하는 얼굴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후문이다. SK텔레콤은 하정우가 모델일 때부터 대표 모델의 캘리그래피를 슬로건에 활용해왔다. 기업 슬로건은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감성을 부여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드라마에 노출된 전지현의 친필을 보고 이 같은 기획을 시도했다. 전지현은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를 뽐내며 좋은 평가를 얻었고 온라인상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광고에 담긴 의미 LTE-A 기술 전달서 벗어나 고객 공감 강조

이번에 통합IT서비스 광고 부문에서 고객의 가장 큰 호감도를 불러일으킨 광고는 한국의 대표적 통신사 SK텔레콤의 ‘잘생겼다 LTE-A’ 캠페인이다. 지난 2월8일부터 선보인 이 광고는 LTE-A 기술을 통해 보다 더 잘 보고, 잘 찾고, 잘 알게 되는 등 우리 생활 전반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환경의 바탕이 된 LTE-A에 대해 “잘생겨났다”는 가치 발견과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

SK텔레콤은 첨단 기술을 알리는 것은 물론 고객들이 생활 속에서 LTE-A를 통해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혜택을 알리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잘생겼다’가 생김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생겨남’ 그 자체에 대한 감사 의미를 담은 만큼 고객 생활 전반에서 자연스럽게 ‘잘생겼다’란 말이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잘생겼다 LTE-A’는 통신시장의 과열경쟁 구도 속에 피로감이 높아져가는 고객들에게 속도, 네트워크 및 기술 용어 등을 전달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혹은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향후 광고에서도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통신 혜택을 강조할 예정이다. 편의성과 보안성을 높인 SK텔레콤의 차세대 통화 플랫폼인 ‘T전화’를 시작으로 고객 서비스와 관련된 소재를 잇따라 광고로 선보일 계획이다.

SK 텔레콤 관계자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만큼 2014년을 ‘미래 30년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아 이번 캠페인과 함께 혁신적 기술과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대한민국 통신시장의 리더 자리를 굳건히 지키겠다”며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잘 생겨난 SK텔레콤, 잘 생겨난 LTE-A’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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