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유임 결정은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청문회를 열지도 못한 상태에서 잇따라 낙마하자, 같은 사태가 반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청문회가 필요없는 선택을 한 셈이다.
이를 두고 여당에서는 지나친 '신상털기'식 청문회가 오히려 제대로 된 검증을 방해한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여론몰이에 나섰지만, 야당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실패를 엉뚱하게 국회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국정원장·장관 후보자 9명의 청문회를 공격 기회로 삼으려는 야당과 이를 막으려는 여당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만큼, 청문회 제도 개선을 둘러싼 기싸움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정총리 유임 소식을 듣고 "인사 청문회 개선 방안을 야당과 협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은 인사청문회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가 미국 정도"라면서 "미국의 인사청문회는 200년 됐지만 우리는 13년이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결론부터 미리 내려놓고 이에 꿰맞춰서 공직후보자를 나쁜 사람으로 색칠해 버리는 야당의 공세 앞에 누가 온전할 수 있겠느냐"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사무총장은 "정치공세 인사청문회, 망신주기 인사청문회는 구태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부적절한 인사를 추천해놓고 이제와 검증제도를 탓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인사청문 제도에 대해 여당의 원내대표와 대통령까지 언급했는데,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단속제도를 재검토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후 청문회에서도 새정치연합은 국민의 상식이라는 잣대로 부도덕·부적격 후보를 솎아내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참여정부의 개각을 두고 "야당은 영어로 '반대하는 당'이라는 뜻인데 우리가 반대 안 하면 누가 반대하겠나"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 여당의 '망신주기 청문회'라는 문제제기를 일축했다.
박 원내대표는 "재보선을 앞두고 총리 인사청문회를 하면 국정운영의 치부가 드러날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권은 청문제도 탓을 하는데, 도둑 막으려고 쌓은 담장을 사람 못다닌다고 허물라고 하는 것과 같다"면서 "좋은 사람을 추천할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을 보완해야 하는데 거꾸로 제도 탓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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