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실적우려에 발목잡힌 증시…中 모멘텀이 구세주?

입력 2014-06-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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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정동 기자 ] 글로벌 국가들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국내 증시는 힘을 못내고 있다.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그 결과를 확인해 보려는 관망세가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코스피 '라운드 넘버(앞자리 바뀜)'인 2000선을 앞두고 저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은 일단 빗나갔다. 국내 증시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이제 '중국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추가적인 진단이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하루 만에 '팔자'로 돌아서며 보합권에서 등락 중이다. 최근 외국인이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도 덩달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 경제지표는 대체적으로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우선 미국 중앙은행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최근까지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 행진을 거듭했다.

또 제조업 지수, 고용지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경기선행지수 등 대부분의 지표가 글로벌 경제 위기 이전 수준으로까지 회복됐다.

이라크 내전 발발과 아르헨티나 디폴트 위기 등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가 상승 랠리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제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조은애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으로 이라크 정정 불안,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도 주요국 경제지표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유동성 확대까지 이어지면서 증시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에 별다른 영향을 받고 있지 못하는 이유는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관망심리가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군다나 금융투자업계에선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7조 원대까지 내려잡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 될 경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12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8조 원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코스피 2000선의 저항이라는 트라우마를 떨치기 쉽지 않다"며 "지난해 이후 코스피 기준 분기말 추정치보다 실제 영업이익이 평균 10% 부진한 결과가 이어졌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모멘텀(상승동력)이 2000선을 돌파하는 '열쇠'를 쥐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2000포인트 돌파를 시도하던 국면에서 중국 모멘텀이 중요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에서다.

이정민 KDBK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년 간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던 국면마다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힘은 글로벌 유동성에서 나왔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중국 경기의 반등이 뒷받침돼왔다"고 밝혔다.

이현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해 7월에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악재에 급락했던 코스피가 중국 정부의 중소기업 세금 감면 등의 경기부양책에 9월에는 2000선을 넘어섰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의 경제지표 상황은 나쁘지 않다. 중국의 산업생산이나 고정자산투자, 경기선행지수, 무역수지 등의 지표는 양호하게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기대할 만하다.

이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부양책에 기댄 중국 경기의 소순환적 회복 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라며 "단기 반등 사이클에 접어들고 있는 중국 경기는 경기민감주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조선, 운송, 건설, 화학, 반도체 등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들이 반등을 주도했기 때문에 최근 중국 경기에 대한 양호한 시각을 고려해 이들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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