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끓는점' 도달 못하는 코스피

입력 2014-06-27 21:35   수정 2014-06-28 04:15

6P 하락 1988

외국인, 선물시장 변덕스런 매매
뚜렷한 패턴 없어 눈치보기만
호재·악재 나와도 '찻잔 속 태풍'

유럽계 자금 한국상륙 여부와
4일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저변동성 장세 뒤집을 '변수'



[ 송형석/김동욱 기자 ]
코스피지수가 1980~1990선의 좁은 구간을 오가는 뜨뜻미지근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박스권 탈출을 꿈꿀 호재와 악재가 꾸준히 거론되지만 모두 ‘찻잔 속 태풍’에 머무는 분위기다. 물이 98~99도에서 끓지 못하는 것처럼, 주가 관련 재료들 역시 티핑포인트(기화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상장사의 이익 윤곽이 드러나는 7월 중순까지 게걸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도 헤지펀드만 매매

코스피지수는 27일 전 거래일보다 0.33% 하락한 1988.51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변동폭은 6.54포인트에 불과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5월 이후 변동폭이 급격히 떨어졌다. 코스피 상위종목들의 주가 변동폭을 보여주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지난 3월 평균 13.61에 달했지만 4월 12.35, 5월 11.15, 6월 11.29로 꾸준히 하향 정체되는 분위기다. 4~5월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태도가 하루 사면 하루 파는 식으로 변덕스럽게 바뀌면서 지수 움직임이 둔해졌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엇갈리는 투자심리는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에 베팅하는 선물시장의 움직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3일 선물 1만2600계약(약 1조6000억원)을 매도했다가 16~17일 7569계약을 매수하며 지수를 되돌렸다. 18~19일에도 1만8000계약을 매도했다가 23~24일 1만2000계약을 되사는 패턴을 보였다. 외국인들도 시기별로, 투자주체별로 시장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의 장기 펀드는 한국 시장에 관심이 없으며 헤지펀드 등 단기 이익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만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우려가 외국인의 수급 공백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실적 이슈가 일단락되기 전까지는 박스권 돌파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7월4일 주목

전문가들은 저변동성 장세를 뒤집을 수 있는 변수로 7월4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추정치를 꼽고 있다. 영업이익이 7조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넘어서는 실적이 나오면 증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설, 증권 등 한바탕 구조조정을 치른 업종의 이익이 개선될지 여부도 관심사로 꼽힌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하향세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7월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되면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중국 경기도 개선되고 있어 소재 및 산업재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구조조정을 거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면 반등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들의 이익 창출 능력만으로는 증시 분위기를 뒤집기 어렵다”며 “금리 인하 카드를 포함한 강력한 내수 부양책이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송형석/김동욱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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