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 홍명보 "감독인 내가 가장 부족했다"
[ 박상익 기자 ]
사상 첫 원정 8강을 노리던 한국 축구 대표팀이 1무2패의 성적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하며 H조 4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벨기에는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에서 후보 선수를 대거 기용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전반 44분 벨기에의 드푸르가 김신욱의 발목을 밟아 퇴장당해 후반부터는 한국이 11 대 10의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오히려 점수를 올린 쪽은 벨기에였다. 후반 31분 디보크 오리기가 중거리슛을 날려 골키퍼 김승규가 쳐냈지만 골대 앞으로 쇄도한 베르통언이 가볍게 차넣어 결승골을 기록했다. 박주영이 결장하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 현대)이 투입돼 활약했지만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1무2패(승점 1·골득실 -3)에 그쳐 벨기에(승점 9·골득실+3), 알제리(승점 4·골득실+1), 러시아(승점 2·골득실-1)에 이어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을 무승으로 마감한 것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 만이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감독인 내가 가장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전반에 세 골을 내주며 팀이 무너졌는데 후반에 준비한 것들을 쓰기도 전에 상황이 그렇게 된 것이 가장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 주장 구자철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예선부터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경험이 있다면 선수 개개인이 팀으로 더 뭉쳤을 것”이라며 1년의 짧은 준비 기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H조 경기를 마지막으로 16강 진출팀이 모두 가려지면서 아시아축구연맹 소속 국가들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점도 화제가 됐다. 한국, 일본, 이란, 호주는 12경기 3무 9패를 거두며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아시아 전원 무승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아시아축구연맹은 4.5장의 월드컵 본선 티켓을 배정받아 5위를 차지한 국가가 남아메리카 국가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본선 출전 여부를 결정짓는다. 이번 월드컵 16강전 8경기는 29일 브라질 대 칠레 경기를 시작으로 내달 2일까지 이어진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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